제134장

나는 저도 모르게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결국 우리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부유함에서 가난으로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건 나뿐이었다. ‘오빠도 이런 환경에서 잘살고 있는데 나라고 못 살 이유가 있나? 매일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도 다 여기서 살 수 있는데 빚까지 진 내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환경을 거부하고 불만을 가져?’ 나는 눈물을 닦고 침대에 올라가 애써 잠에 들려고 했다. 내일 출근도 해야 하는데 더 이상 이렇게 나 자신을 소모할 수는 없었다. 내일부터는 진짜 내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다. 하지훈 없는 새로운 삶을! 다음 날, 아침 햇살이 방 안으로 들어오자 마치 마음속 구름을 걷어내고 모든 어둠을 몰아내는 듯했다. 나는 씻고 나서 활기찬 모습으로 변했다. 길거리 노점에서 아침을 사서 먹으며 마을 입구의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아침 출근 시간이라 사람들이 유난히 많았다.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간신히 버스에 올라탔지만 서 있을 자리조차 없었다. 손잡이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버스는 계속 멈췄다 출발했다를 반복했고 버스가 흔들릴 때마다 내 몸도 함께 흔들렸다. 그 와중에 속이 점점 뒤집히기 시작했다. 결국 간신히 내려서 곧장 쓰레기통 옆에 달려가 아침에 먹은 음식을 모두 토해버렸다. 잠시 진정한 후 나는 회사 건물로 걸어가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버스 몇 번 더 타면 적응하게 될 거야. 익숙해지면 멀미도 덜하겠지.’ 회사에 도착해 대표 사무실에 들어서자 누군가가 부추가 들어간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지 냄새가 확 풍겨왔다. 그 냄새에 갑자기 속이 다시 울렁거린 나는 급히 쓰레기통을 찾아 다시 토하기 시작했다. 토하고 나니 몇몇 동료들이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머쓱하게 웃으며 쓰레기봉투를 들고 말했다. “죄송해요. 금방 정리할게요.” 말을 마치고 급히 쓰레기봉투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때 전에 잉크를 교체해 줬던 동료가 나를 붙잡고 웃으며 말했다. “오늘 아침 거울 봤어요?” 나는 의아해하며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