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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장

나는 핸드폰을 꽉 쥐고 화면에 깜빡이는 이름을 멍하니 바라봤다. 김민정이 내 탓에 병이 난 후 몇 번이나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 ‘왜 이제 와서 먼저 전화를 거는 거지? 혹시 내가 이사 간 걸 알고 날 추궁하려는 건가? 근데 더 이상 나 보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어? 내가 떠난 게 오히려 하지훈에게 있어서는 기쁜 일 아니야?’ 혼란스러운 마음속에서 어쩔 수 없이 작은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입술을 깨물며 난 결국 참지 못하고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그의 깊은 숨소리가 들려왔고 나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 몇 초간의 침묵 끝에 하지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 차분한 목소리로 하는 하지훈의 말은 마치 명령처럼 들렸다. “할머니가 널 보고 싶어 하셔. 내일 병원에 와.” 순간 마음속의 기대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나는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 ‘이사 간 것 때문에 전화 건 줄 알았더니... 결국 내가 떠나는 일은 하지훈에게 있어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거겠지.’ 김민정이 나를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면 그는 나에게 전화를 하지도 않았을 거다. ‘정말이지, 도아영. 이제 그만 해. 이미 마음먹었잖아. 이제 네 인생을 잘 살아가기로. 하지훈과는 아무런 인연도 남기지 않기로. 그러니까 더 이상 어떤 기대도 걸면 안 돼. 다시는 하지훈과 얽히면 안 된다고.’ 곧 나는 차분하게 말했다. “할머니가 괜찮으시다니 다행이네. 나 대신 사과 전해줘.” “도아영!” 하지훈의 목소리에서 분노가 느껴졌다. “무슨 소리야? 병원에 안 오겠다는 거야?” “... 응.” 그 팔찌를 내가 부숴버렸는데 무슨 얼굴로 김민정을 볼 수 있겠는가. 게다가 김민정은 가끔 치매 증세가 심해졌다. ‘내가 갔을 때 혹시 할머니가 나를 손주며느리로 기억하지 못하시고 팔찌를 훔치고 부순 나쁜 사람으로만 기억하면 어떡해?’ 김민정 앞에서 내가 상처받는 건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김민정을 또 자극하게 될까 봐 그게 두려운 것이다. 하지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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