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장
오빠가 그 여자에게 푹 빠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 그녀의 전화번호도 없고 그녀가 언제 다시 찾아올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어쩌면 그 여자는 자신의 친척을 보러 왔다가 오빠가 혼자 병실에 있는 것이 안쓰러워서 잠시 들러준 것일 수도 있었다.
이런 상황을 보니 오빠가 혼자서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다물었다가 물었다.
“근데... 혹시 남자친구가 있는 거면 어떡해?”
“없어!”
오빠는 단호하게 대답했고 나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아?”
“그 애가 직접 나한테 말했어.”
‘음... 뭐 직접 솔로라고 말했다면 이 불확실한 로맨스도 아직 가능성이 있는 셈이지.’
곧 나는 오빠의 어깨를 두드리며 웃었다.
“오빠, 다음번에 보면 꼭 전화번호 받아와야 해! 아, 벌써부터 우리 새언니가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기대되네.”
그러자 오빠는 웃으며 내 어깨를 가볍게 툭 쳤다.
“어휴, 그런 얘기는 아직 일러. 새언니라니. 아직 시작도 안 했잖아.”
말로는 이렇게 말했지만 오빠의 얼굴엔 여전히 수줍은 미소가 번져 있었다.
그때 갑자기 문 쪽에서 하얀 옷자락이 스치듯 보였다.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간 나는 가녀린 한 여자가 빠르게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긴 검은 머리를 가진 하얀 원피스를 입은 가녀린 뒷모습이었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딘가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
‘혹시... 고청하?’
하지만 고청하가 이 작은 병원에 올 리가 없었다.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곳은 시내 중심의 큰 병원이었으니 말이다.
생각에 잠겨 있는데 오빠가 물었다.
“누구야?”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르겠어. 하얀 원피스 입은 여자던데.”
오빠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럼 분명히 신혜야. 날 보러 왔나 봐!”
오빠는 흥분한 듯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다.
나는 급히 그를 붙잡으며 웃었다.
“내가 여기 있어서 그냥 간 것 같아. 아, 이거 큰일이네. 혹시 날 오빠 여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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