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장
아빠는 서둘러 하지훈에게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지훈아, 이번에 내가 큰 프로젝트를 하게 됐어. 처음엔 운이 없어서 약간 손해를 봤지만 네가 먼저 40억만 빌려주면 돼. 돈을 벌면 이익 나눠줄게.”
“아빠!”
나는 아빠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분명히 손해 본 건 14억이라고 했는데... 다짜고짜 처음부터 지훈이한테 40억을 요구하면 어떡해? 아빠는 지훈이를 대체 뭐로 여기는 거지? 대체 어디서 저런 자신감이 나오는 거야? 왜 지훈이가 꼭 돈을 빌려줄 거라 생각하는 거지?’
“40억이라...”
하지훈은 가볍게 웃으며 아빠에게 물었다.
“그럼 얼마나 나눠줄 수 있겠습니까?”
아빠는 잠시 멍해졌다.
그냥 말로만 이익을 배분해주겠다 했던 것인데 하지훈이 진짜로 요구하니 당황했을 것이다.
아빠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 그건 아직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 수익을 보고 나눌 거야. 지훈아, 이 장인어른 믿어. 이 프로젝트는 마지막엔 반드시 돈을 벌 거니까.”
하지훈은 고개를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시작부터 손해를 봤는데 나중에 얼마나 벌 수 있을지 기대해도 되겠습니까?”
우리를 비웃고 있고 짜증이 나 있다는 것을 나는 이때 이미 하지훈의 말투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빠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
정말이지, 사업 수완이 없었던 것은 하연석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우리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아빠도 결국은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으로 성공을 거뒀을 뿐이다.
지금까지 잘나갈 수 있었던 건 가문의 탄탄한 기반 덕분이었을 텐데 이제는 그 기반도 사라져버렸다. 회사가 망한 후로는 아무런 대책 없이 돈만 쓰고 있고 말이다.
이번에 하지훈이 돈을 주면 나는 확신한다. 분명 다음번이 있을 것이고 아빠는 다음번엔 더 큰 액수를 요구할 것이라는 걸 말이다.
아빠는 이미 하지훈을 이동식 현금 인출기로 여기고 있는 듯했다.
한없이 욕심을 부리면서도 정작 남이 왜 그 돈을 줘야 하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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