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장
이로써 확신할 수 있는 건 김민정이 정말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정말 오해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가연이 이것을 핑계로 또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울 줄 몰랐다.
이가연이 하지훈을 향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내가 너한테 못 해준 건 있어도 할머니는 늘 존중했던 거 너도 알잖아. 아까도 말했어. 할머니께서 치매를 앓고 계신다고. 할머니한테 예의를 갖추라고. 그런데 듣지 않더라고. 일부러 할머니 앞에서 팔찌를 깨뜨린 걸 보면 일부러 화를 돋우려고 했던 거 같아.”
“아니야. 그런거 아니야.”
나는 하지훈의 차가운 눈빛을 바라보면서 울먹거렸다.
“난 할머니께서 치매를 앓고 계시는지 몰랐어. 정말 몰랐다고.”
김민정이 끊어진 팔찌를 안고 있는 걸 보고 나는 더욱 가슴이 아팠다.
만약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억울함을 무릅써서라도 절대 팔찌를 깨뜨리지 않았을 것이다.
“어머니, 어머니! 왜 그러세요? 어머니!”
“어르신, 어르신...”
갑자기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김민정이 쓰러지고 말았다.
하연석이 다급하게 말했다.
“얼른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셔.”
하지훈은 급히 달려가 김민정을 들어서 안았다.
나도 같이 따라가려고 했는데 그가 갑자기 뒤돌아 소리치는 것이다.
“꺼져!”
발걸음을 멈춘 나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하지훈이 말했다.
“할머니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너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러고는 김민정을 안고 급히 밖으로 달려나갔다.
하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하연석도 뒤따라 병원으로 향했다.
도우미 아줌마들은 흩어지면서 나를 욕하고 있었다.
결국 커다란 마당에는 나랑 이가연밖에 남지 않았다.
멍하니 제자리에 서있는데 이가연이 팔짱을 낀 채 내 앞으로 와서 콧방귀를 뀌는 것이다.
“지훈이랑 석훈이가 할머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런데 할머니가 병원에 실려 가게 했으니 지훈이는 물론 석훈이도 이제는 너를 미워할 거야. 이제는 현실 자각할 때도 됐잖아. 주제에 맞게 살아야지. 왜 맨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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