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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기분이 나쁜 부시혁

‘나도 참 멍청하기는. 대표님이 이상한 짓을 하는 건 다 윤슬 씨 때문이었잖아. 알면서도 왜 자꾸 물어보는 거야? 물어보면 결국 염장질만 당할 텐데.’ 커플한테 염장질을 당한 장 비서는 기분이 묘했다. ‘명심해 둬, 장용. 앞으로는 물어보지 말아야 할 건 묻지 말자고. 안 그러면 솔로인 나만 상처받잖아. 상처가 너무 크면 여자친구를 찾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그럼 어떻게? 그땐 정말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게 될 거야.’ 여기까지 생각한 장 비서는 얼굴을 한번 비비고 욕하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형식화된 웃음을 간신히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 “대표님, 이 사람, 어떻게 처리할까요?” 부시혁이 문을 열고 나가자, 밖에는 드넓은 주차장이었다.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는 차에 시선을 고정한 채, 긴 다리를 뻗으며 그곳으로 걸어갔다. “일단 감금시켜. 나중에 쓸모 있으니까.” “네.” 장 비서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부시혁이 차 문을 열고 차에 타자, 장 비서도 얼른 운전석 쪽으로 달려가서 차에 올랐다. “지금 바로 천강으로 갈까요?” “아니.” 부시혁은 한기로 가득한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소성이 묵고 있는 호텔로 가지.” 이 말을 들은 장 비서는 시동을 걸던 동작 마저 멈추고 경악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소성이 묵고 있는 호텔이요? 만나시려고요?” 부시혁은 시선을 내리며 두 눈에서 휘몰아치는 폭풍우를 감추었다. “소성이 하이 시에 온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현지인인 내가 한번 대접해 줘야지. 더구나 이번엔 날 제대로 건드렸어. 감히 내 여자한테 손을 대?” 이 말을 듣자, 마찬가지로 화가 난 장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매너가 없네요. 소유를 풀어주게 하려고 천강의 부품으로 윤슬 씨를 협박한 거잖아요. 소규모 회사들도 쓰지 않는 이런 더러운 수작을 아직도 쓰고 있으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소씨 가문의 주인이 아니라, 어느 보잘것없는 소인배인 줄 알겠어요. 이런 비열한 수단으로 여자를 협박하는 건, 너무 추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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