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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그녀는 성준영을 좋아했다

윤슬은 고유정이 멀지 않은 거리에서 자기를 따라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따라 오는 것도 모자라서 고유정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에 윤슬은 아주 불쾌했다. 마치 자기가 무슨 나쁜 일을 하고 있는듯했다. 하지만 고유정이 왜 자기더러 이곳을 떠나라고 한 건지 그녀는 궁금하긴 했다. '도대체 왜 나한테 나가라고 한 거지?' 윤슬이 묻지 않은 건 고유정이 대답하지 않을 거란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그 답을 알고 싶다면 혼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윤슬은 이렇게 생각하며 걸음을 살짝 멈추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고 뒤에 있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그 사람은 그녀가 멈추자 긴장하면서 덩달아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자 윤슬은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미행할 거면 그나마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서니까 똑같이 멈춰서고. 자기가 미행하고 있다는 걸 온 세상에 알리는구먼.' 윤슬은 입술을 한번 꾹 다물고 고유정의 행동을 뭐라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걸음을 옮기며 앞으로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자기 방문 앞에 도착한 윤슬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고유정은 윤슬이 들어가는 걸 보고 또 맞은편의 문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돌아가는 길에 고도식 부부가 밖으로 나오는 일은 없었다. 그들과 윤슬이 서로 만나지만 않는다면 그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고유정은 짧은 숨을 내쉬며 드디어 긴장하던 얼굴을 풀었다. 그녀는 시선을 거두 자기 룸에 들어갔다. 고도식 부부는 밖에 나오지도 않았고 윤슬과 만나지도 않았지만 아무래도 한 레스토랑에 있다 보니 이따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빨리 가자고 자기 부모를 설득해야 했다. 고유정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가 들어가는 순간 윤슬은 다시 문을 열었다. 그녀는 문을 크게 열지 않고 작은 틈 사이로 고유정이 들어간 그 룸을 주시했다. 그녀는 고유정이 왜 자기한테 이 레스토랑에서 나가라고 한 건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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