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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익어가는 망고

"당연히 진짜죠." 윤슬은 시선을 거두고 다시 남자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의 평온하고 자연스러운 표정을 보자 부시혁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한번 쿡쿡 찔렀다. "알았어. 믿을게. 하지만 네가 나한테 숨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나한테 말해야 내가 걱정 안 할 테니까." "네." 윤슬은 약간 찔리는 마음으로 간신히 입을 열고 대답했다. 부시혁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들어가자. 빨리 옷 입어보고 빨리 저녁 먹어야지. 배고프지?" 윤슬은 다른 한 손으로 배를 만지며 대답했다. "좀 고프긴 해요." "그럼 가자." 말을 마친 부시혁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스타일링 하우스에 들어갔다. 디자이너의 조수는 일찌감치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걸어오자, 조수는 친절하게 그들을 대접하며 소파 쪽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제일 좋은 커피를 올렸다. "사장님은요?" 부시혁은 커피를 마시지 않고 한쪽에 놓아두었다. 그리고 덤덤한 목소리로 조수한테 물었다. 윤슬은 그의 옆에서 아무 말 하지 않고 조용히 커피를 마셨다. 아무튼 부시혁이 안배한 거니까 그에게 모든 걸 맡기는 것도 당연했다. "사장님께선 지금 사무실에서 통화 중이세요. 그래서 절 시켜서 먼저 두 분을 접대하라고 하셨어요. 통화가 끝나면 오실 거예요." 조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부시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 뜻을 표시했다. 그리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조수는 또 과일과 디저트를 가져와 두 사람을 대접했다. 부시혁은 조수의 행동이 꽤 마음에 들었다. 왜냐면 윤슬이 디저트를 좋아했다. 부시혁은 테이블에 놓인 디저트를 한번 둘러보더니 망고 무스를 윤슬에게 건네주었다. "먹어봐." 그는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망고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고 보니 단풍팬션 두 번째 망고가 거의 익어갈 때가 되었다. 망고가 처음 익었을 때 그는 아직 최면에 걸려있어서 고유나를 윤슬로 착각하고 단풍팬션의 제일 좋은 망고로 골라 고유나에게 선물했다. 지금 다시 생각하니 그는 정말 그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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