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2화 육재원의 전화

속으로는 이렇게 중얼거렸지만, 윤슬은 남자를 밀어내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남자의 목을 끌어안고 키스했다. 남자는 여자의 반응에 갑자기 격려받은 것처럼 더욱 격하게 키스했다. 두 사람의 운동이 끝났을 때는 이미 점심 11시였다. 윤슬은 배가 고파서 꼬르륵 소리까지 났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 배를 신경 쓰지도 않고 침대에 앉아 멍을 때렸다. 그녀는 생각 중이었다. 자기가 언제부터 이렇게 거침없어졌는지. 어젯밤에 남자랑 한바탕 한 것도 모자라서 아침에 또 한바탕 했다. 그녀는 너무 쉽게 무너지는 것 같았다. 부시혁은 침대 옆에 서서 여자가 멍때리는 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방금 두 사람의 운동 때문에 그는 지금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자, 그만 멍때려. 씻으러 가자." 옷을 입은 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윤슬은 정신을 차리고 이불로 자기 얼굴을 가렸다. 이불 안에 엎드려 꿈틀거리는 그녀의 모습이 조금 웃겼다. 부시혁은 그녀가 쑥스러워서 이러는 거라고 알고 있다. 그들은 한 번도 아침에 이런 짓을 한 적이 없었다. 이건 이미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행동이었다. 그리고 오늘 그는 전에 늘 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거절해서 못 했던 자세로 한번 했다. 그래서 그녀의 수치심은 틀림없이 폭발해 버렸을 것이다. 할 때는 미묘한 느낌에 푹 빠져 있어서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없겠지만 지금 끝났으니, 그녀는 자연스레 부끄러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시혁은 아침에 그녀를 끌고 한번 한 걸 후회하지 않았다. 그녀는 부끄러움을 너무 타서 아직도 몇 번 더 해야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되면 부시혁은 더 많은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옥상, 욕실, 주방, 혹은 사무실……. 그는 그녀와 함께 이 많은 곳에서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만의 흔적을 남길 생각이었다. 물론 지금은 그저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걸 마음속에 억누르고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안 그럼 앞을 이런 곳에서 좋은 추억을 남기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