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4화 부모의 원한

이 말이 나오자, 노부인은 살짝 당황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고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가 살아있다는 게 제일 큰 허점이지. 넌 그 사람을 만난 적 없지만, 언젠가는 만나게 될 거야. 그때 되면 이 비밀도 자연히 드러나게 될 거고. 신간 문제일 뿐이야. 하지만 넌 아직 소성과 만나본 적이 없잖아. 어떻게 이 일을 알게 된 거지?" 노부인은 부시혁을 보며 물었다. 부시혁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노부인 왼손 쪽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았다. "단풍이가 알려줬어요." "윤슬이가?" 노부인은 경악했다. 장 씨 아주머니도 의아해했다. "부인님께서 어떻게 아셨대요?" 이 일은 지금 장 씨 아주머니와 노부인 외에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윤슬이 알고 있을 줄은 생각 못 했다. 정말 너무 놀라운 일이었다. "단풍이가 소성을 만났는데 소성과 과거의 제가 닮았다는 걸 발견하고 눈치챘어요." 부시혁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노부인은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뭐? 윤슬과 소성이 만났다고? 어떻게 된 일이야? 경주에 간 거야?" "아니요." 부시혁은 고개를 저었다. "소성이 하이 시에 왔어요. 그 사람의 사생아가 단풍이를 건드려서 경찰서에 들어가게 됐거든요. 그래서 하이 시에 온 거에요. 그 때문에 단풍이랑 만나게 된 거고요." "그래?" 노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얼굴에 이상한 표정이 떠올랐다. "시혁아, 방금 사생아라고 했어? 소성의 사생아?" 부시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로서는 그래요." 소유가 소성의 사생아가 맞는지 의심이 가지만 장용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부시혁은 소유를 소성의 사생아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부시혁의 말을 들은 노부인은 지팡이로 땅을 두 번 두드리며 냉소를 지었다. "사생아? 하, 이게 바로 미진이가 사랑했던 남자야?" 미진은 부시혁 생모의 이름이었다. 노부인은 늘 그녀를 이렇게 불렀다. "죽은 네 엄마가 이 일을 알면 얼마나 화가 날지." 노부인은 눈을 들고 왼쪽에 앉아있는 부시혁을 쳐다보았다. 부시혁은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