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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화 과거의 이야기

부시혁은 이 기회를 통해 그가 모르는 부모를 한번 알고 싶었다. 노부인은 고개를 숙이고 차분하게 차를 마셨다. 장 씨 아주머니는 노부인 뒤에 서서 부시혁에게 과거의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11살의 시준 도련님은 부씨 가문의 모든 보안요원을 피하고 자신의 경호원마저 따돌리고 혼자 몰래 경주에 갔어요. 시준 도련님이 갑자기 사라져서 다들 크게 놀랐죠. 처음에 납치된 줄 알았거든요. 놀란 노부인과 어르신은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어요. 다들 조급해하면서 3일 동안 찾았는데도 시준 도련님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는 거예요. 그때는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아서 아무리 부씨 가문이라도 사람을 찾는 건 너무 어려웠죠. 모두가 시준 도련님이 납치당했다고 생각할 때, 시준 도련님이 갑자기 돌아왔어요. 그리고 돌아왔을 때……." "어땠는데요?" 부시혁은 눈을 가늘게 떴다. 장 씨 아주머니는 한숨을 쉬었다. "풀이 죽어 돌아오셨다. 그리고 우릴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는 거예요. 미진이가 자기를 잊었다고, 곁에 다른 친구가 생겼다면서 그랬는데, 그 친구가 바로 소성이었어요." 여기까지 들은 부시혁도 대충 뒷이야기가 짐작 갔다. 그는 입술을 한번 꾹 다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는 그 이후로 다시는 어머니를 찾지 않으셨나요?" "네." 장 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미진 부인이 20살 됐을 때, 서씨 가문에서 갑자기 찾아와 부씨 가문과 결혼하겠다고 그랬어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실은 부씨 가문의 도움이 필요했던 거죠. 그때의 서씨 가문은 이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거든요. 원래 노부인과 어르신께서 거절하려고 했는데, 마침 옆에서 들은 시준 도련님이 냉큼 동의했어요. 시준 도련님과 미진 부인의 혼약은 이렇게 맺어진 거예요." "그럼 그때 제 어머니와 소성의 관계를 알고 있었어요?" 부시혁은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 노부인은 화가 난 얼굴로 대답했다. "당연히 몰랐지. 서씨 가문도 모르는 걸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 네 엄마랑 소성은 몰래 사귀었어.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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