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3화 노부인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부시혁의 미간이 부드러워졌다.
"괜찮아요. 할머니 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안 깨운 거예요."
할머니가 잘 쉬어야 몸이 좋아질 테니까.
하지만 할머니는 확실히 너무 오래 잔듯했다!
할머니가 낮잠 자는 버릇이 있다는 걸 부시혁도 알고 있었다. 이건 젊었을 때부터 키워온 버릇이었고 이미 몇십 년 동안 그랬고 한 번도 끊긴 적이 없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오후 한 시부터 지금까지, 무려 4시간 동안이나 잤다.
잘 자는 건 좋은 일이지만 너무 오래 자는 건 가끔 나쁜 일이 될 수도 있었다.
특히 할머니처럼 나이가 든 사람은 더더욱 그랬다.
너무 오래 자면 몸이 점점 더 나빠질 거고 정신이 멀쩡한 시간도 점점 적어질 것이다.
이 생각에 부시혁은 입술을 꾹 다물고 할머니의 정수리를 쳐다보았다.
할머니의 새하얀 머리를 보니 부시혁의 마음이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이 순간 그는 할머니가 정말 나이 들었다는 걸 느꼈다.
"아주머니."
부시혁은 시선을 거두고 다른 한쪽에서 노부인을 부축하고 있는 장 씨 아주머니를 쳐다보았다.
장 씨 아주머니는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얼른 고개를 내밀고 대답했다.
"도련님, 무슨 일이세요?"
"할머니 말이에요. 오늘만 이렇게 오래 주무신 거예요, 아니면 요즘 늘 이렇게 주무시는 거예요?"
부시혁은 할머니를 잡고 있던 손에 약간 힘들 주며 물었다.
장 씨 아주머니는 이 질문의 의미를 알아듣고 노부인을 한번 쳐다보았다. 그녀의 두 눈에는 슬픔의 눈빛이 스쳐 지났다.
노부인도 알아들었지만,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그대로 알려줘."
"노부인님……."
"시혁이도 언젠간 알게 될 거야. 괜찮아. 알려줘."
노부인은 장 씨 아주머니의 팔을 토닥이며 말했다.
장 씨 아주머니는 입을 벌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울먹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말할게요. 노부인은 요즘 주무시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계세요. 하지만 가끔 이러는 거지 매일 그런 건 아니에요. 보통 매일 두 시간만 주무세요."
이 말을 들은 부시혁의 굳어진 얼굴은 그제야 좀 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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