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9화 욕실에 몰래 들어가다
부시혁은 어릴 적부터 매우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 어떤 일을 해도 제일 높은 기준이었고 그 안엔 식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루의 세끼는 제시간에 먹어야 했고 양까지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30년 동안 그는 늘 비스듬하게 먹었지 배터지게 먹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렇게 큰 그릇의 국수를 다 먹고 배가 터질 정도로 부른 느낌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사실 그의 배가 거의 불렀을 때 젓가락을 놓고 그만 먹었어야 했다.
하지만 윤슬이 기뻐하며 먹는 모습을 보니 그도 멈추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와 함께 계속 먹고 싶었다.
솔직히 다른 사람과 함께 먹는 게 더 맛있긴 했다. 과거의 규칙을 모두 버리고 속 시원하게 밥 먹는 건 너무 기분 좋은 일이었다.
부시혁은 조금 불편한 배를 만지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쉬고 있어. 내가 치울게."
"됐어요."
윤슬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제가 할게요. 저녁은 당신이 했으니 치우는 건 제가 할게요. 당신이 모든 걸 하게 할 순 없잖아요. 그러니까 앉아 있어요. 게다가 좀 불편해 보이는 거 같은데."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그릇과 젓가락을 들고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보기엔 사랑은 서로의 일이었고 살림살이도 마찬가지였다.
둘이 함께 살면서 자꾸 한 사람만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한 채 누리는 건 말이 안 되었다.
그러는 건 옳지 않았고 아무리 사이가 좋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싫증이 날것이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함께 감정을 유지해야 하고 생활에서도 서로를 도와줘야 오래 갈 수 있었다.
윤슬이 빈 그릇을 들고 주방으로 가자, 부시혁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숨을 살짝 내쉬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녀가 단번에 자기가 불편하다는 걸 알아챌 줄 몰랐다.
이로 보아 그녀도 시시각각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부시혁은 시선을 내리고 가볍게 웃었다.
몇 분 후, 주방을 깨끗이 치운 윤슬은 약상자를 가지고 왔다.
부시혁은 그녀 손에 들린 약상자를 보고 순간 긴장했다. 그는 허리를 곧게 세우며 물었다.
"왜 그래? 어디 다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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