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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가식녀

"남자친구요?" 여자는 참시 당황하더니 곧 이해했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이분의 여자친구시군요. 죄송해요." 그녀는 부시혁 가슴 위에 올려놓던 손을 내리고 웃으며 윤슬에게 말했다.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이분의 얼굴을 닦아주면서 잠시 올려놓은 거예요. 마음에 두지 않으실 거죠?" 말로는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전혀 미안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오리려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 미소는 아무리 봐도 윤슬을 도발하는 것 같았다. 특히 '마음에 두지 않으실 거죠?' 하면서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틀림없는 가식녀였다. 그래서 그녀가 자신을 도발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윤슬은 너무 화가 나서 웃음이 나왔다. 이 여자가 왜 자신을 도발하는지 그녀는 알고 있다. 부시혁에게 반해서 그런 거였다. 부시혁처럼 잘 생기고 키 크고 몸매도 분위기도 다 좋은 데다 재산까지 많은 최고급 남자에게 반하지 않은 게 더 이상했다. 윤슬은 이렇게 생각하며 아직 혼수상태인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화가 나면서도 안쓰러웠다. 그새 또 여자를 꼬신 게 화가 났고 머리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이런 가식녀가 나타난 게 부시혁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화난 것도 아주 잠시뿐이었다. 그녀는 부시혁한테 시선을 거두고 다시 여자를 쳐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그래요? 눈에 거슬리니까 비켜요!" 그녀는 전혀 여자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고 위엄있게 말했다. 그리고 아주 강력하게 침대에서 비키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원래 웃고 있던 여자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윤슬이 자신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고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의 눈빛은 순간 음침해졌다. 하지만 곧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죄송해요. 제가 여기 있는 게 마음에 안 든다는 거 알지만 비켜드리지 못하겠네요. 왜냐면 저 때문에 이분이 다쳤거든요. 그러니까 이분이 회복할 때까지 제가 책임지고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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