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8화 작은 소파

부시혁이 자기 앞에 내려놓은 슬리퍼를 보며 윤슬은 "아예 자기 집처럼 행동하네요?"라며 웃었다. 부시혁은 그녀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일어서서 가볍게 웃으며 "곧 내 집 아닌가?"말했다. 윤슬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제 입만 아프네요." 그녀는 슬리퍼로 갈아 신고 부시혁을 넘어 거실로 가서 티테이블의 리모컨을 집어들고 히터를 켰다. 부시혁은 그녀의 뒤를 따라 그녀와 멀지 않은 곳에 도착하자마자 그녀가 갑자기 무언가를 잡고 그에게 던지는 것을 보았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받았다. 부드러운 옷감의 느낌에 고개를 숙여보니 자신의 잠옷이었다. 윤슬이 사준 잠옷이었다. "샤워하러 가요." 윤슬은 거실 화장실을 가리켰다. 지금 씻지 않고 몸을 따뜻하게 하지 않으면 내일 아침에 고열이 날 것이다. 부시혁은 잠옷을 안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가 먼저 씻어.” 그도 일찍 샤워할수록 몸에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윤슬이 먼저 씻기를 원했다. 윤슬은 부시혁의 배려에 마음에 들었고 웃으며 자신의 침실을 가리켰다. “전 제방 욕실에서 씻을게요. 그럼 누구도 기다릴 필요 없잖아요.” 그 말에 부시혁은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더 이상 사양하지 않고 잠옷을 안고 거실 화장실로 향했다. 부시혁은 솔직히 윤슬이 거실 화장실에서 샤워를 안 하는 게 좀 아쉬웠다. 만약 윤슬이 여기서 씻으면, 부시혁이 씻을 때, 그녀가 사용한 샤워젤의 남은 향을 맡을 수 있고, 이렇게 하면 그들도 간접적으로 같이 씻은 셈이다. 부시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윤슬은 눈을 가늘게 떴다. 자신의 착각 때문인지 부시혁이 뭔가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윤슬은 머리를 흔들며 생각을 접고 자기 방으로 가서 샤워 할 준비를 했다. 그녀의 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운데, 더 이상 지체하면 정말 감기에 걸릴 것이다. 윤슬은 반 시간이 넘도록 샤워를 했다. 산소가 부족해 머리가 어지러워지지 않았다면, 그녀는 안에서 나오기 아쉬웠다. 윤슬은 마스크팩을 하면서 방을 나왔다. 이때 부시혁은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