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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신세 갚음

어떻게 숨겨야 할까... 고유정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가 윤슬의 신분을 눈치챘던 건 우연히 그녀 팔목에 있는 붉은 반점을 발견해서였다. 그래. 그 붉은 반점만 없으면 윤슬이 진짜 고유정이라고 누가 의심하겠어? 한참을 고민하던 고유정은 뭔가 다짐한 듯 주먹을 꽉 쥐었다. 이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고 액정에 뜬 이름을 확인한 고유정은 심호흡을 하며 콩닥거리는 심장을 억눌렀다. “여보세요? 엄마.” “유정아, 너 어디야. 얼른 집으로 와봐!” 수화기 저편에서 채연희의 울먹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고유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엄마? 왜 그러세요? 무슨 일 생긴 거예요?” “집에.. 집에 형사들이 들이닥치더니 우리 유나를 데리고 갔어...” 한참을 울던 채연희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거의 말을 이어갔다. “유나가 집행유예 기간에 또 무슨 짓을 저질렀다나? 그럴 리가 없잖아! 그 동안 유나는 외출 한 번 한 적 없는데! 분명 형사들이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걸 거야! 형사들이 우리 유나한테 다른 사람 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걸 거라고!” 채연희의 설명을 듣던 고유정이 얕게 한숨을 쉬었다. 뒤집어 씌워? 제대로 된 공부 한 번 해본 적 없는 그녀도 경찰이 아무 증거 없이 무고한 시민을 연행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런데 공부도 하실 만큼 하고 평소에는 누구보다 현명한 사람이 왜 그런 멍청한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야. 지금은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중요한 건 경찰이 고유나를 데리고 갔다는 거야. 윤슬이... 윤슬이 경찰 쪽에 고유나의 자백이 담긴 녹취 파일을 넘긴 게 분명해. 이번에야말로 고유나를 감옥으로 보내려는 거라고! 좋아...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움직여줬는 걸? 고유정의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올랐지만 입으로는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엄마, 진정 좀 하세요. 뭔가 오해가 있었나 보죠. 경찰 조사에 잘 협조하면 곧 풀려날 거예요.” “지금 협조로 끝날 일이 아니야! 긴급 체포라고 했다니까!” 채연희가 오열하기 시작하고 고유정의 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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