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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가족이 아니었어

“들어오세요.” 침대에 기댄 채 책을 읽고 있던 부시혁이 말했다. “시혁아, 저녁에 먹어야 할 약이야. 잊지 말고 먹어.” 방안으로 들어온 왕수란의 말에 부시혁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일찍 쉬어.” “네.” 왕수란이 방을 나선 뒤 부시혁은 책을 덮고 온갖 알록달록한 약들을 단숨에 삼켜버렸다. 약을 먹고 나니 곧 바로 잠이 쏟아졌다. 방금 전 먹은 약들의 부작용이었다. 책을 덮고 침대에 누운 부시혁은 아주 깊은 잠에 빠졌다. 그날 밤, 부시혁은 아주 긴긴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고유나가 깨어난 뒤, 부시혁은 현실에서 그가 했던 것처럼 고유나를 집으로 데려왔고 윤슬을 내쫓으려 했다. 하지만 현실과 반대인 건 윤슬이 집을 나가려 하지 않았고 그런 그녀의 행동에 화가 난 부시혁이 그녀의 물건을 전부 버려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꿈속에서는 오히려 부시혁이 먼저 이혼을 제안했다. 그리고 윤슬이 이혼을 반대하자 온갖 굴욕적인 수단으로 윤슬에게 수모와 모욕감을 안겼다. 고유나 또한 윤슬에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해를 입혔지만 왠지 오히려 윤슬이 고유나를 괴롭히는 것처럼 느껴졌고 오히려 사건을 조작해 그의 손으로 윤슬을 감옥에까지 처넣었다... 이 모습을 마지막으로 부시혁은 잠에서 깨어났다.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얼굴을 만지작거리던 부시혁은 자신의 손과 방을 둘러본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꿈이었구나, 다행이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곰곰히 생각해 보면 만약 애초에 윤슬이 먼저 이혼을 제안하지 않았다면 꿈이 아닌 현실에서 이런 상황들이 벌어졌을 것이란 예감이 밀려왔다. 이때 갑자기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고 부시혁은 살짝 쉬어버린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죠?” “대표님, 오늘 출근하실 겁니까?” “네.” 장 비서의 질문에 부시혁이 대답했다. “그게... 방금 전 고도식 대표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대표님을 만나고 싶은 눈치시던데요. 고유나 씨도 언급하고 불쾌한 듯한 말투를 보면 며칠 사이 고유나 씨에 대한 대표님의 태도에 불만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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