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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화장실에서

윤슬의 말을 들은 성준영은 배를 끌어안으며 폭소를 했다. 부시혁이 40대 대머리 아저씨라니... 그가 이 말을 들었을 때의 반응을 상상하자 성준영은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윤슬은 밑도 끝도 없이 폭소를 하는 성준영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웃어요? 제가 말을 잘못하기라도 했어요?" "아니요." 성준영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다 맞는 말이에요, 그는 확실히 40대 남자고 대머리에 배도 나왔어요. 눈도 콩알만 한 게 잘생긴 편은 아니죠." 성준영의 묘사를 듣다가 윤슬은 흠칫하며 그를 말렸다. "그만 말해요,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으니까." 아름다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윤슬 또한 외모를 꽤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아무튼 윤슬은 자신이 그런 남자와 밤을 보냈다는 게 믿기지 않았고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 "알겠어요, 그만 말할게요." 성준영은 웃느라 광대가 뻐근해질 지경이었다. 윤슬은 입술을 깨물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어쩌다 그런 사람이랑 친구가 된 거예요? 같이 서있는 모습이 전혀 상상 안돼요." "그다지 좋은 친구도 아니라고 말했잖아요, 그냥 대충 아는 사이일 뿐이에요." 성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이때 육재원이 전화를 받고 돌아왔다. 윤슬은 그를 바라보며 이렇게 물었다. "신우는 뭐래?" "그 자식 이미 돌아왔고 오늘 밤 경매도 참석할 거래. 이따가 경매 끝난 후 연회에서 보재." 육재원은 핸드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으면서 대답했다. 윤슬은 머리를 끄덕이며 계속해서 말했다. "그래. 근데 원래는 오기 전에 전화하면 우리가 데리러 나가기로 약속하지 않았어? 왜 미리 전화를 안 했대?" "비행기가 반 시간이나 늦어져서 우리가 데리러 갔다가 다시 오면 지각하게 될 거야, 그럴 바에는 그쪽에서 바로 오는 게 훨씬 나아. 우리는 먼저 들어가자." 육재원은 이렇게 말했다. 윤슬은 짧게 대답을 하고는 그를 따라갔다. 세 명은 그렇게 함께 호텔 로비를 지나 경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윤슬과 육재원의 자리는 뒤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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