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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중년 남자

핸드폰 건너편의 남자 목소리를 듣고 윤슬은 침묵했다. Z-H의 목소리가 듣기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이가 한 40대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남자가 40대가 되었으면 아무래도 불룩 나온 배에 대머리가 되었을 것이다. 자신이 그런 남자과 관계를 가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 윤슬은 속이 좋지 않아서 헛구역질을 했다. 이 소리를 들은 부시혁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왜... 왜 그래요?" 그는 너무 놀란 나머지 자신의 목소리를 쓸 뻔했다, 하지만 그는 바로 가짜 목소리를 썼다. 속이 불편했던 윤슬은 잠깐의 변화를 발견하지 못하고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괜찮아요, 소한 님은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소한'이라는 이름을 들은 부시혁은 순간 그녀가 자신한테 연락한 목적을 알아차렸다. "혹시 대출금 때문에 연락했어요?" 부시혁은 이렇게 물었다. 윤슬은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네, 왜 그러셨어요?" "제가 그때 말했었죠. 저의 아이를 가졌으니 제가 책임지겠다고..." 부시혁은 목을 잡고 대답을 했다. 그러자 윤슬은 입술을 깨물며 이렇게 말했다. "제가 필요 없다고 했을 텐데요." "그건 그쪽 사정이고요, 책임은 이쪽 사정이에요." 부시혁은 이렇게 답했다. 그의 대답에 윤슬은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책임을 원하지 않았지만 책임지겠다는 상대를 막을 자격도 없었다. "마음대로 하세요, 하지만 대출금을 전부 갚는 건 너무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윤슬은 아직도 손이 떨리는 것만 같았다. 누가 그렇게 많은 돈으로 남을 위해 빚을 갚을까. 그러자 부시혁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저한테는 그다지 큰돈이 아니에요." "아니... 라고요?" 윤슬은 자칫하면 사레에 걸릴 뻔했다. 부시혁은 아주 담담하게 대답을 했다. "네." FS 그룹의 시가 총액은 몇천억 달러에 달하고, 부시혁의 개인 자산만 해도 800억 달러는 되었다. 그중 절반은 FS 그룹에서의 수익이고 다른 절반은 기타 기업에서 얻은 수익이었다. 그래서 그는 아주 부유했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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