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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노부인의 꾀병

노부인과 장씨 아주머니는 그저 이 보탕이 부시혁 몸에 좋은 거라고 생각했지, 부시혁이 이 안에 들어간 재료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리고 부시혁이 엄청 괴로운 표정으로 뱉어내자, 장씨 아주머니는 문득 깨달았다. ‘모든 사람이 이걸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구나. 특히 도련님은 평소에 싱거운 음식을 좋아하시잖아. 이 재료의 냄새가 그렇게 고약한데…….’ 노부인은 부시혁이 토하는 걸 보고 마음에 찔리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약간 목소리를 낮추고 대답했다. “우리도 시혁이 위해서 한 거잖아. 그래서 네가 보탕의 재료를 말하려고 할 때, 내가 말린 거야. 알면 안 마실까 봐.” “하지만 도련님께서 재료가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마시지 못하셨잖아요.” 장씨 아주머니는 부시혁을 쳐다보며 속으로 미안해했다. 그러자 노부인은 할말을 잃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한숨을 쉬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이 아이를 너무 높게 봤어. 못난 놈. 보탕 한 입도 못 마셔서야 원.” 이 말을 들은 장씨 아주머니의 입꼬리가 움찔했다. 노부인과 친구이자, 가족 같은 사이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성이 달랐다. 노부인이 자기 손자가 못났다고 할 때 따라서 맞장구를 칠순 없었다. 그리고 이 보탕을 먹어보지 않았지만, 맛이 얼마나 안 좋을지, 장씨 아주머니는 상상이 갔다. 부시혁이 아닌 다른 사람이 마셔도 아마 바로 토해버릴 것이다. ‘그러니까 도련님이 못나서 이걸 못 마시는 게 아니야.’ 한편 부시혁은 그저 입에서 나는 이 험한 냄새 때문에 노부인과 장씨 아주머니가 무슨 얘기하는지 들을 겨를이 없었다. ‘이건 보탕이 아니야. 걸레 빤 물을 마신 거 같아. 어떻게 냄새가 이렇게 구릴 수가 있지?’ 그리고 그 냄새는 아주 지독했다. 입 안에 있던 걸 다 뱉었음에도 그 냄새는 아직도 입에 남아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숨을 내쉴 때마다 그 냄새가 코안에 나오는 것 같았다. 부시혁은 그 고약한 냄새에 현기증이 났고 목구멍이 따끔거렸다. ‘이거 도대체 뭐야?’ 부시혁은 너무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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