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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참 감사하네요

노부인의 허리가 약간 경직되더니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괜찮아. 그냥 현기증이 나서 그래. 한잠 자면 괜찮아질 거야. 내가 현기증 난 게 한, 두 번도 아니고. 그러니까 번거롭게 의사 선생님을 찾을 필요 없어. 내 몸, 내가 잘 알아.” ‘의사가 오면 내가 꾀병 부리고 있는 거 들통나잖아.’ 노부인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부시혁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노부인 뒤로 걸어갔다. “번거롭다니요. 돈을 주고 치료를 받는 거잖아요. 그리고 몇 분밖에 안 되는 거리예요. 이 정도도 오기 귀찮다면 제가 의사를 계속 집에 둘 이유가 없죠. 돈을 받았으면 언제, 어디서든, 할머니한테 치료해 줘야 하는 게 의무 아닌가요? 만약 이것도 못 한다면 그건 직무 유기예요. 해고해 버릴 수 있다고요. 할머니 혹시, 의사 선생님이 해고당하길 바라세요?” “당연히…….” “할머니를 케어하는 이 의사, 아주머니의 아주 가까운 친척이라고 들었는데.” 노부인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미 짐작한 부시혁은, 노부인이 입을 열려는 찰나, 냉큼 말을 잘라버리고 장씨 아주머니를 쳐다보았다. 장씨 아주머니는 부시혁의 예리한 눈빛에 찔려서 고개를 숙였다. 부시혁이 왜 갑자기 가정 의사 얘기를 꺼내는지, 장씨 아주머니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가정 의사를 이용해서 노부인과 장씨 아주머니가 진실을 말하게끔 협박하는 것이다. ‘약시 상업계에서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시혁 도련님이셔. 약점부터 손을 써서 강한 일격을 주다니. 부씨 가문과 부씨 가문에 이런 주인이 있는 것도 참 다행이지.’ 장씨 아주머니는 쓴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생각했다. 노부인은 더욱 화가 나서 부시혁을 가리키며 호통을 쳤다. “이 양심 없는 녀석. 왜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내는 거야? 네 아주머니를 마음 아프게 할 생각이야?” 부시혁은 억울하다는 듯 손을 폈다. “그럴 리가요. 제가 왜 아주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하겠어요. 그저 아주머니의 친척분한테 다른 일자리를 찾아주고 싶어서 그러는 거잖아요.” “일자리를 찾아주려고 그런 건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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