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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연기

하여간 뻔뻔하다니까. 결국 생각해 낸 게 기절이야? “글쎄요. 지금 당장 깨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팔짱을 낀 윤슬이 담담하게 말했다. 부시혁의 품에 안긴 고유나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뭐야? 설마 가짜로 기절한 걸 눈치라도 챈 거야? 부시혁도 윤슬의 말에 담긴 뜻을 눈치챘는지 고유나의 상태를 살폈다. “어떻게 할 건데?” 다시 고개를 든 부시혁이 물었다. “아주 간단해요. 지금 바로 손에 힘을 푸세요. 진짜 기절한 게 아니라면 무의식적으로 반응을 하게 될 거니까요.” 윤슬의 말에 고유나의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이런 악독한 여자를 봤나. 그딴 걸 지금 방법이라고! 부시혁도 역시 미간을 찌푸렸다. “그걸 지금 방법이라고 말하는 거야? 그러다 진짜 기절한 거면 크게 다칠 거라고.” 부시혁의 반응에 고유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심한 듯한 고유나의 얼굴을 바라보던 윤슬이 피식 웃었다. “그럼 다른 방법은 어떠세요?” “무슨 방법?” “곧 알게 될 거예요.” 윤슬이 장난기 섞인 미소와 함께 휴대폰을 톡톡 두드리더니 두 사람을 향해 다가왔다. 윤슬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고유나는 점점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무슨 술수를 쓰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뭐든 참아내겠어. 고유나의 귓가에 휴대폰을 가져다 댄 윤슬이 재생 버튼을 눌렀다. 쾅! 순간 굉음이 울려 퍼지고 부시혁도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하마터면 고유나를 놓칠 뻔한 부시혁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부시혁도 놀란 굉음에도 고유나는 여전히 눈을 꼭 감은 채 부시혁의 품에 안겨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모습에 윤슬이 미간을 찌푸렸다. 하, 이번에는 마음 독하게 먹었나 보네? 그래. 내가 졌다. “죄송해요. 제가 착각했나 보네요.” 휴대폰을 다시 핸드백에 넣은 윤슬이 말했다. 이렇게 독한 마음을 먹은 이상 아무리 괴롭혀도 눈을 뜨지 않을 게 분명했으니 이쯤에서 물러서는 게 맞았다. 어차피 녹음 파일은 그녀의 휴대폰에 있으니 굳이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제야 고유나는 안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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