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7화 블랙리스트
“안 돼. 이렇게 기다리고만 있을 순 없어.”
류은미는 주먹을 쥐고 악독한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았다.
“윤슬은 지금 건드리지 못하겠지만, 왕씨 가문은 두려워할 필요 없잖아.”
“은미야, 뭐 하려고?”
이수연은 경악한 표정으로 류은미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류은미가 사악하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걱정하지 마, 엄마. 왕씨 가문이 자기 딸을 부씨 가문에 들여보내고 싶어 이러는 거잖아. 내가 그 생각, 다시는 하지 못하게 할 거야. 시혁 오빠는 내 거야. 누구한테도 뺏기지 않을 거야. 두고 봐. 연회 그날, 왕씨 가문이 아무런 생각도 못 하게 할 테니까.”
말을 마친 류은미는 더 이상 이수연을 쳐다보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핸드폰을 들고 외국에서 매일 보면서 뼛속까지, 그리고 영혼까지 기억해 뒀던 번호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어루만졌다.
류은미는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신 후,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기 기다리는 동안, 류은미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얼굴까지 빨개졌다.
방금 음침했던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그녀는 다시 귀엽고 수줍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 순간 류은미는 짝사랑하는 사람한테 전화를 거는 아주 수줍은 소녀였다.
짝사랑하는 사람한테 연락하는 것도 사실이긴 했다.
류은미는 이미 7년 동안이나 그 남자를 보지 못했고 7년 동안 연락하지 않았다.
지금 막상 전화하려니, 그녀는 약간 떨리면서도 긴장이 됐다.
‘시혁 오빠가 내 전화 받을까? 만약 받으면 뭐라고 얘기하지?’
입술을 깨물고 있는 류은미는 속으로 불안해했다.
한편 부시혁은 윤슬을 데리고 이미 부씨 고택에 도착했다.
부시혁이 차를 세우자마자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안전벨트를 풀고 발신자가 누군지 확인했다.
그러자 그의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주위의 온도가 차가워졌다.
안전벨트를 풀고 있던 윤슬은 남자의 이상한 반응에 고개를 돌리고 그를 쳐다보았다.
“왜 그래요? 누구 전화인데요?”
“류은미.”
부시혁은 숨기지 않고 핸드폰을 윤슬에게 보여주었다.
윤슬은 화면에 뜬 류은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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