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화 역겨워
“부 대표가 전화 줬어요.”
윤슬이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하자 육경자가 코웃음을 쳤다.
“그 자식. 너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거늘.”
“할머님.”
육경자의 말에 윤슬이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왜 저한테 말하지 말라고 하신 거예요. 이젠 제가 싫어지신 거예요?”
“그럴 리가.”
육경자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윤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냥 너 걱정할까 봐 그랬지.”
“할머님이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 게 더 걱정돼요. 이번 일도 그래요. 한참 뒤에야 알게 돼서 제가 얼마나 죄책감이 들었는지 아세요?”
윤슬이 육경자의 손등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어갔다.
“앞으로는 그러지 마세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저한테 말씀해 주셔야 해요. 아시겠죠?”
화병에 윤슬이 사 온 꽃을 꽂은 장씨 아주머니도 거들었다.
“네. 슬이 말이 맞아요.”
“그래, 그래. 앞으로는 너한테 가장 먼저 얘기하마.”
윤슬의 싹싹함에 육경자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네. 당연히 그러셔야죠.”
윤슬도 싱긋 미소를 지었다.
“어르신, 슬이가 여기 있을 테니까 전 의사선생님한테 다시 한번 가봐야겠어요. 뭐 특별히 주의할 건 없는지 물으려고요.”
장씨 아주머니가 손을 닦으며 말했다.
“그래, 가봐.”
장씨 아주머니가 병실을 나가고 육경자가 안쓰러운 눈빛으로 윤슬을 바라보았다.
“슬아, 요즘 어떻게 지냈어?”
“저야 잘 지냈죠.”
윤슬은 육경자에게 최근 있었던 일들을 대충 설명해 주었다. 물론 어르신이 걱정하지 않도록 고씨 일가와의 불쾌했던 일들은 쏙 빼놓고 말이다.
두 사람이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던 그때, 복도에서 익숙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굳이 얼굴을 보지 않아도 왕수란과 고유나임을 알 수 있었다.
육경자도 눈치를 챘는지 인자한 미소를 지우고 차가운 표정으로 병실 문쪽을 바라보았다.
역시나 몇 초 후 두 사람이 다정한 모습으로 병실에 들어섰다.
하하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에 윤슬이 미간을 찌푸렸다.
병원에서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예의 없게.
“윤슬 씨?”
고유나가 먼저 윤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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