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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어리석기 그지없다

이 말이 나오자 류덕화의 표정이 돌변했다. 노부인의 호통에 더는 감히 입을 열지 못하던 류진영마저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리고 초조한 표정으로 장씨 아주머니의 노부인을 쳐다보았다. ‘큰일났어. 은미가 시혁이를 좋아한다는 걸 다 알고 있었어!’ 류덕화도 당황했지만, 아무래도 많은 일을 겪어본 사람이라서 곧 진정했다. 그리고 주먹을 쥔 채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농담도 참. 제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겠어요?” “연기는 이제 그만 하시죠? 계속해도 의미 없으니까요. 류은미 씨가 우리 시혁 도려님을 좋아하는 거 진작 알고 있었어요. 시혁 도련님이 나타날 때마다 눈을 떼지 못하고 쳐다보고 있는데, 모르는 게 더 이상하죠.” 장씨 아주머니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류 선생님께서 손녀를 끔찍이 아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손녀가 원하는 건 온갖 방법을 써서라고 만족해주시는 분이시잖아요. 그래서 류은미 씨가 시혁 도련님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당연히 지지했겠죠. 하지만 시혁 도련님은 지금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노부인의 손을 빌려 윤슬 씨를 쫓아낼 생각인 거 잖아요. 그래야 류으니 씨한테 기회가 생길 테니까.” 류덕화와 류진영은 입을 몇 번 벌리더니, 드디어 할말을 잃었다. 그들은 노부인이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혼자서 추측한 줄 알았다. 그런데 사실 몇 년 전부터 노부인은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되니 방금 류덕화가 한 말은 너무나도 우습게 들렸다. 순간 류덕화는 너무나도 창피했고 자신의 충동적인 행동이 후회되기도 했다. 확실히 노부인이 말한 것처럼 류덕화는 노부인을 설득해서 윤슬과 부시혁이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게 하려고 오늘 여기에 왔다. 즉 지금 제일 시급한 건 부시혁과 사이를 회복하는 거였다. 그리고 부시혁과 윤슬을 헤어지게 하는 거 그리 급할 필요없이 천천히 진행해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말하다 보니 참지 못하고 윤슬의 나쁜 말을 하게 되었다. ‘이참에 노부인을 설득해서 윤슬과 부시혁을 헤어지게 한다면 일석이조잖아.’ 하지만 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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