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9화 많은 부재중 전화

[아니야. 아닐 거야.] 류은미는 연신 고개를 흔들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할아버지가 그 여자보다 못하다고? 절대로 그럴 리 없어. 절대로!’ 류은미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송영길은 이미 그녀의 반응을 예상했다. 아무래도 류은미는 부시혁이 자기 할아버지를 엄청 중시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렇게 오만하게 호언장담했던 것이다. ‘윤슬을 건드려도 부시혁이 그냥 넘어갈 거라고? 웃기고 있네. 너무 자신 있게 말해서, 나까지 믿었잖아.’ “안 믿으면 나도 어쩔 수 없고.” 송영길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게 사실이야. 부시혁한테 있어서 네 할아버지보다 윤슬이 더 중요하다는 건 사실이야. 더구나 넌 그저 류덕화의 손녀잖아. 그런 널 부시혁이 가만 놔둘 거 같아? 네 할아버지가 무슨 능력으로 널 지키겠어?” 류은미는 멍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시혁 오빠가 할아버지를 중시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날 가만두지 않겠지. 그리고 할아버지도 날 지키지 못할 거고.’ 여기까지 생각한 류은미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으면서 숨이 가빠졌다. 속으로는 이미 두려워하고 있지만 겉으론 여전히 억지 부렸다. [아닐 거야. 이게 진짜일 리 없어. 시혁 오빠가 류씨 가문을 복수한다는 건 말도 안 돼!] 자신을 속이는 듯한 류은미의 말에 송영길은 더 이상 상대하기 귀찮았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지켜보면 알겠지. 곧 알게 될 거야. 물론 그땐 류씨 가문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겠지. 그리고 이 모든 건 다 류은미, 너 때문이야. 만약 정말 류씨 가문이 무너지면 네 아버지랑 할아버지, 계속 널 예뻐하실까? 난 아니라고 생각해.” [아니야! 헛소리하지 마!] 류은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침대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핸드폰을 눈앞에 놓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송영길은 콧방귀를 뀌었다. “네 마음대로 생각해. 네가 자기 망상에 빠져 있든 말든, 다 내 알 바 아니니까. 근데 나랑 했던 약속, 잊은 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