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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1화 재원이가 박 비서를 좋아한다?

“네.” 윤슬은 핸드폰을 가방에 넣고 몸을 의자에 기대었다. 그리고 기지개를 한번 켜더니 나른한 고양이처럼 의자에 앉은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재원이랑 박 비서는 대학 동창이자 몇 년간의 직장 동료였죠. 하지만 두 사람은 아주 단순한 직장 상, 하급 관계였어요. 박 비서도 재원이한테 마음 있다는 걸 드러내지 않았고요. 그땐 재원이도 박 비서를 싫어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일이 생긴 후부터, 두 사람 사이에 갑자기 문제가 생기더니, 재원이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한 거죠.” “내가 보기엔 육재원, 그 비서를 싫어하는 것 같지 않은데? 그냥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게 있어서 태도가 갑자기 돌변한 거야. 그래야만 자기 마음을 숨길 수 있으니까.” 부시혁은 운전에 집중하며 말했다. 그러자 윤슬이 살짝 당황했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모르겠어?” 마침 빨간 불이라서 부시혁은 차를 세우고 윤슬을 쳐다보았다. “내 뜻은 육재원이 그 비서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있어서 그런 거야. 본인은 아직 눈치채지 못했지만, 무의식적으로 그 비서한테 눈이 가고 있잖아. 이게 사랑인지도 모르고 자기가 미쳐서, 어디가 아파서 그런 거라고 오해하고 있어. 그리고 이런 비정상 반응은 박 비서 때문에 생긴 거니까, 당연히 박 비서를 온 몸으로 거부하고 있는 거고.” 부시혁의 이 말은 마치 벼락처럼 윤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린 그녀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설…… 설마요? 재원이가 사실 박 비서를 좋아한다고요? 정작 본인은 눈치 못 채고?” “응.” 부시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빨간 불이 지나자, 그는 다시 시동을 걸었다. 윤슬은 가슴 쪽에 놓여있는 안전벨트를 잡고 여전히 멍한 얼굴로 부시혁을 쳐다보았다. 남자의 충격적인 말에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럴 리가.” ‘재원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거야?’ 윤슬이 육재원의 사랑을 탐내는 게 아니라, 육재원이 분명 그녀에게 고백했었다. 사춘기부터 그녀를 좋아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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