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5화 손수 가르치다
“자, 시간도 늦었으니까 얼른 남은 거 다 하세요. 그래야 맛있는 저녁을 먹죠. 아니면 이따가 식을 거예요.”
윤슬은 남자의 손길에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며 말했다.
그러자 부시혁은 드디어 이해가 갔다.
‘그래서 내 품에서 빠져나온 거구나. 난 또 내가 안아준 걸 싫어하는 줄 알았네.’
“알았어. 빨리 끝낼게.”
부시혁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다시 몸을 돌려 방금 내려놓은 칼과 호박을 들고 계속 조각했다.
윤슬은 다시 원래 자리에 서서 그가 조각하는 걸 얌전히 지켜보았다.
“불상 조각을 배운 사람이 꽃도 깎을 줄 알 거라고 생각 못 했어요.”
부시혁은 그녀의 말을 듣고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불상은 큰 물건이잖아. 시작하자마자 불상을 조각할 순 없지. 내가 아무리 돈이 많고 옥을 아까워하진 않지만 내 스승님께선 아까워하셨어. 그래서 작은 옥 조각으로 간단한 문양을 새기곤 했는데 그중에 꽃도 해봤어. 그리고 작은 물건을 조각하는 게 차차 익숙해질 때, 큰 물건을 조각하기 시작했지.”
“그렇군요.”
윤슬은 그제야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된 일을 아직도 기억하네요. 지금도 엄청 능숙하잖아. 저라면 벌써 다 먹고 다시 풋내기로 되었을 거예요.”
부시혁의 눈빛이 살짝 달라졌다. 고의 인지 무의식인지 무르겠지만 그는 윤슬의 이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윤슬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두 눈을 반짝이며 부시혁이 들고 있는 호박을 쳐다보았다.
그 호박은 원래 윤슬 손에 엉망이 되었고 전혀 꽃이란 흔적이 보이지 않을 만큼 괴이했다.
하지만 부시혁의 손을 거치니 꽃의 형태가 한눈에 보였고 난초라는 것도 구별되었다.
그러자 윤슬은 감탄했다.
“세상에, 정말 살려냈어요. 부시혁 씨! 진짜 대단해요!”
여자의 칭찬에 부시혁은 기분이 유쾌해졌고 입가의 웃음 더 점점 짙어졌다. 심지어 턱도 조금 전보다 더 높아진 느낌이었다.
윤슬의 칭찬이 엄청난 효과가 있는 듯했다. 심어진 부시혁은 약간 의기양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말로는 대수롭지 않고 덤덤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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