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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드디어 정신을 차리다

윤슬의 동공이 순간 수축했다. 그리고 와인잔을 잡고 있던 손에 자기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육재원의 말을 들은 윤슬은 이제야 자기의 독단적인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게 되었다. 윤슬은 늘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혼자서 해보겠다고만 생각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자기 뒤에 서 있는 부시혁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았다. 지금 육재원의 말을 들으니, 윤슬은 드디어 자기의 생각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알게 되었다. ‘그래. 지금 난 혼자 힘으로 많은 일을 해결하지 못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거잖아. 이번엔 은행장이지만 그다음에는?’ 만약 육재원이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다음에 또 문제가 생겨도 윤슬은 여전히 부시혁을 찾지 않을 것이다. ‘부시혁이 한, 두 번 참는 건 상관없지만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까? 내가 부시혁을 건너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건, 확실히 오해받을 만해. 처지를 바꿔 생각해 봐. 만약 부시혁이 무슨 일이 생겼는데 나한테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난 어떤 기분이겠어?’ 이번 일은 확실히 윤슬의 생각이 짧았고 부시혁한테 잘못했다. ‘재원이 말이 맞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는데 왜 부시혁은 안 되는 거야?’ 최소한 부시혁은 윤슬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을 것이고 이익을 위해 그녀를 속이지도 않을 것이다. 심지어 그녀를 위해 고려해 주고 많은 경험을 전수해 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두 사람의 감정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동안 나 도대체 뭐한 거지?’ 윤슬은 이마를 짚으며 관자놀이를 눌렀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고 고마운 눈빛으로 육재원을 쳐다보았다. “재원아, 알려줘서 고마워. 만약 너랑 은행장님이 아니었다면 난 아직 많은 걸 깨닫지 못했을 거야. 마지막에 나랑 시혁 씨 사이에 오해가 생길지도 모르지. 심지어 난 내가 어디 잘못했는지 모를 수도 있어.” 육재원은 윤슬이 드디어 납득이 간 걸 보고 흐뭇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말할 수 없는 씁쓸함으로 가득했다. 이런 말을 하면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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