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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흔들린 마음

상업계는 너그러운 면이 있는 반면 잔인한 면도 있었다. 만약 버팀목 없이 혼자서 사업을 한다면 언젠가 하이에나와 늑대들의 배를 채우는 먹잇감이 될 것이다. 육재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자, 윤슬은 입술을 깨물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약간 확신하지 않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해? 내가 시혁 씨를 의지해야 한다고?” 육재원은 어깨를 한번 으쓱거렸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네가 왜 거부한다는 거야. 능력이 부족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 알아. 네가 부시혁보다 못한 거 같아서 두 사람 사이가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야? 그래서 부시혁의 도움을 거부하는 거잖아.” 윤슬은 침묵했다. 확실히 그랬다. 그녀가 부시혁을 의지하고 싶지 않은 게 제일 큰 문제였다. 윤슬이 보이기에 이 세상에서 믿을 만한 건 자신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은 잠깐 도와주긴 하겠지만 평생 도와주는 건 불가능했다. 부시혁을 의지하다가 만약에 둘이 헤어지거나 부시혁이 더 이상 그녀를 도와주지 않으면 그땐 윤슬은 어쩔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남에게 의지하면서 자아 생존능력을 잃어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무슨 일이 생기면 부시혁이 먼저 생각나는 게 너무나도 싫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다른 사람이 천강을 얘기할 때 윤슬을 천강의 이사장이 아닌 부시혁의 여자라고 부르는 걸 듣고 싶지 않았다. 왠지 자기가 부시혁의 부속품이 된 것 같았고 다른 사람 눈에 독립적인 인간이 아닌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윤슬 이 이름을 얘기할 때마다 그녀 본인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영원히 부시혁이 먼저 생각나는 게 싫었다. 그리고 매번 부시혁이 도와주겠다고 할 때마다 윤슬은 뭔가 찝찝했다. 자기가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졌고 부시혁 앞에서 머리를 들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오래되면 이런 불평등한 느낌에 그녀는 자기 자신을 잃어갈까 봐 두려웠다. 윤슬은 부시혁처럼 능력 있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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