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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육재원의 권유

윤슬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은행장의 말을 동의했다. “다른 사람한테 얕보이고 싶지 않고 제가 능력이 없어서 남자를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듣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윤슬은 자기의 이마를 받치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야 알았어요. 제가 늘 부시혁 씨를 의지하고 있었다는 거. 혼자서 해낸 일이 별로 없었다는 거. 정말 아이러니하네요.” “그런 말 하지 마.” 윤슬의 풀이 죽은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육재원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은행장은 음식을 한 입 먹고 말했다. “윤슬 씨의 고집이 너무 센 거 같네요.” “네?” 이마를 받치던 윤슬의 손이 순간 굳어졌다. 그녀는 머리를 들고 은행장을 쳐다보았다. “그게 무슨 뜻이죠……?” “천강을 관리하신 지 얼마 됐죠?” 은행장은 손을 들고 윤슬의 말을 잘랐다. 윤슬은 그의 갑작스러운 질문이 이해 안 가긴 했지만 그래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거의 반년이요.” “그럼 천강의 이사장이 되기 전에 회사경영을 제대로 배우신 적 있나요?” 은행장이 또 물었다. 그러자 윤슬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어릴 때부터 회사에 관심이 없었어요. 아버지도 제 취미를 이해해 주셨고요. 그래서 절 강요하지 않으셨고 심지어 제가 20세 되기 전에 미리 그룹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생각이었어요. 아버지께서 나중에 퇴임하시면 그 사람한테 천강을 맡기고 전 회사를 신경 쓸 필요 없이 제 취미에만 집중할 수 있게요. 아쉽게도 천강을 맡길 수 있는 책임자를 찾기도 전에…….” 윤슬의 얼굴이 암담해지면서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그러자 은행장은 턱을 만지며 말했다. “그렇다면 윤슬 씨는 떠밀려서 천강을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거네요. 그 전에 아무런 경험도 없었다는 거잖아요.” “네.” 윤슬은 고개를 끄덕였다. “절 웃을 진 모르겠지만 지금 배우면서 회사를 관리하고 있어요. 재원이랑 시혁 씨가 저한테 많은 걸 가르치긴 했지만 아무래도 각자의 일이 있다 보니까 자주 알려주는 건 무리거든요. 그래서 대부분 다 제 마음대로 처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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