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4화 윤슬의 이유
은행장은 윤슬의 기분에 공감이 갔다.
그래서 윤슬을 바라보는 은행장의 눈빛이 자상해지면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보다 상냥한 선배 같았다.
“슬퍼하실 필요 없으세요. 아주 현실적인 문제이니까요. 만약 능력 없고 인맥 없고 백도 없는 사람이라면 멀리 가지 못한다는 거, 알아뒀으면 좋겠어요.”
은행장은 윤슬을 위로해 주었다.
자기를 배려해서 은행장이 이런 말을 한 걸 알지만 윤슬은 속으로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마치 자신의 모든 노력이 웃음거리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열심히 노력했는데 다른 사람 눈에 보이는 건 결국 내 뒤에 있는 부시혁이었어. 부시혁의 세력 앞에서 내 노력이 이렇게 무력하고 보잘것없을 줄이야.’
“윤슬아.”
육재원은 아랫입술을 꼭 깨물고 안색이 창백한 윤슬을 보며 약간 걱정이 되었고 그와 동시에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부시혁 만큼 능력이 없어서 그래. 부시혁처럼 세력을 넓히지 않고 지금에 만족하니까, 육씨 가문이 더 높은 자리에 올라서지 못하는 거야. 안 그럼 윤슬이 어려워할 때 쉽게 도와 줄 수 있을 거고, 지금 같은 난감한 상황에 처하지도 않았을 거야.’
“괜찮아. 걱정 안 해도 돼.”
윤슬은 육재원의 눈빛을 보고 괜찮다는 억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육재원은 그녀가 괜찮은 척하는 거라고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윤슬은 지금 엄청 괴로워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육재원은 어떻게 그녀를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
윤슬은 숨을 한 모금 들이마시고 자기의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다시 은행장을 쳐다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닌 저 때문에 절 만나주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남자친구 때문에 자격이 없는 절 만나준 거라 하니까, 솔직히 많이 속상했어요. 제가 생각한 것과 격차가 워낙 많이 났거든요.”
“죄송해요.”
은행장은 윤슬에게 사과했다.
그러자 윤슬은 얼른 손을 저었다.
“아니에요. 사과하실 필요 없으세요. 진실을 말한 것뿐이잖아요. 오히려 제가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네요. 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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