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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잔인한 현실

아무래도 지금 부탁이 있는 사람은 윤슬이었다. 그래서 은행장이 자신을 희롱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천강은 돈이 필요했다. 만약 상대방이 화가 나서 대출 안 해 주겠다고 하면 윤슬은 오늘 괜히 온 셈이니까. 윤슬의 눈빛을 보고 다시 이성을 찾은 육재원은 깊게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진정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충동적인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냈다. 그러자 윤슬은 잡고 있던 그의 옷소매를 놓아주고 웃으며 은행장을 쳐다보았다. “확인하고 싶으신 일이 뭔지 알고 싶네요. 제가 대출받는 거랑 관계있나요?” “그렇다고 할 수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죠.” 은행장은 고개를 한번 흔들고 또 끄덕였다. 이 말에 윤슬은 의혹이 담긴 표정으로 이마를 찌푸렸다. “그게 무슨 뜻이죠?” 은행장은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서서히 입을 열었다. “200억 대출하고 싶다고 하셨죠?” 은행장은 손가락 두 개를 들어 올렸다. “작은 금액이 아니라서 저희도 다른 지점에서 돈을 빼야 하거든요. 그래서 짧은 시간 내에 200억을 드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고정 저당은 하시는 거라서 나중에 저택을 다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요. 비록 200억 해당의 저택이지만 저희가 받을 수 있는 이윤이 적다 보니 돈이 되는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뜻이죠.” 윤슬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럼 어떻게 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나요?” “이 비즈니스에 이윤이 적더라도 손해 보지 않을 거란 증명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허락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아무래도 은행 이사 쪽에서 제 책임을 물으면 저도 난감하잖아요.” 윤슬은 고개를 끄덕이며 은행장의 말을 동의했다. “확실히 그렇네요. 제가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요?” “아주 간단해요. 제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만 주시면 됩니다.” 은행장은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윤슬은 그제야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요. 그럼 물어보세요.” 은행장은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시원시원하시네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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