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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2화 문밖에서 행세를 부리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모든 일정을 다 알고 있다는 걸 육재원한테 알려줄 생각이었다. 육재원이 어쩌면 몰래 윤슬이랑 같이 점심을 먹어서 속으로 기뻐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부시혁은 육재원에게 찬물을 끼얹고 싶었다. 부시혁을 몇 년이나 따른 장 비서는 부시혁의 눈빛만 봐도 그의 뜻과 생각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장 비서의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 ‘너무 유치한 거 아니야? 조금 전만 해도 자기가 쪼잔한 사람이 아니라며 질투 안 한다고 했잖아. 그리고 육 대표님 앞에서 윤슬 씨 남자친구인 자기 신분을 어필하려고 하지 않나. 정말 유치해서 못 보겠네.’ “무슨 눈빛이지?” 부시혁은 백미러에 비친 장 비서의 어이없다는 표정을 보고 이마를 찌푸리며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 장 비서도 자기가 속마음을 드러냈다는 걸 발견하고 얼른 기침을 한번 하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오해에요, 대표님. 대표님을 보고 있었던 게 아니라, 다른 일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하.” 부시혁은 싸늘한 냉소를 지었다. “그걸 믿으라고?” 장 비서는 냉큼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따질 생각도 없었던 부시혁은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내가 시킨 일, 잊지 말고.” “네.” 장 비서도 그를 따라 차에서 내리며 대답했다. 그리고 뭐가 생각났는지, 조심스럽게 남자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대표님, 만약 이렇게 말하면 윤슬 씨께서 우리가 사람을 시켜 윤슬 씨를 감시한 거라고 오해하실 텐데, 괜찮겠어요?” 이 말을 듣자, 옷소매를 정리하고 있던 부시혁의 동작이 순간 멈칫했고 표정까지 굳어졌다. 부시혁은 이 점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그저 육재원과 윤슬이 같이 점심을 먹고 있다는 소식에 육재원 앞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었다. 그래서 천강에 아직 그의 사람이 있다는 걸 윤슬이 알면 어떻게 될지 고려하지 못했다. 부시혁이 말하지 않자, 장 비서도 눈치 있게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시혁은 몸을 돌리고 침착한 눈빛으로 장 비서를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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