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그 순간, 백지연은 따듯한 실내에서 두 아이와 장난을 치고 있었다. 쌍둥이 아이 중 오빠는 염정훈이 직접 이름을 지어 염정한이라고 지었고 동생은 백지연이 염지애라고 지었다.
염정훈과 백지연의 사랑이라는 뜻이었다.
“지애야, 엄마한테로 와.”
다리가 튼실한 염정한과 다리 동생은 체력이 약했다. 최근 염정한은 이미 바닥에서 마음대로 걸어다닐 수 있었지만 염지애는 소파를 짚고 일어선 뒤 천천히 움직였다.
그러면서 앳된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엄, 마.”
“착하다, 엄마가 안아줄게.”
백지연은 이내 염정한을 쳐다봤다.
“정한이도 엄마한테로 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 본 염정한은 이내 시선을 돌린 채 아예 다가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두 눈에 담긴 차가운 기색은 염정훈과 똑닮아 있었다.
염정훈이 집으로 보낸 이후로 아이는 계속해서 밖만 쳐다보며 다른 사람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성격이 더욱더 괴팍해졌다. 가끔 잘때나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지만 깨어나면 어떤 간식으로 어르고 달래도 엄마 소리 한 번을 못 들었다.
백지연은 이 아이는 타고나길 자신과 친하지 않다는 의심이 들었다.
분명 동생과 같은 배에서 태어났는데 성격은 완전히 달랐다.
염정한을 쳐다 본 백지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때 비서가 안으로 들어왔다.
“아가씨, 다 처리했습니다. 심사 쪽에도 이미 연락을 넣어 금방 통과될 걸로 예상됩니다.”
백지연은 아이를 옆에 있는 시터에게 넘긴 뒤 와인을 열었다. 병에서 흘러나오는 짙은 붉은 빛을 보다 입꼬리가 올라갔다.
“어디 언제까지 참을 수 있나 두고 보자고.”
“아가씨, 사실 대표님께서는 서정희 씨와 이미 이혼도 했고 대표님께서 아가씨의 말대로 다 해주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백지연은 비서를 노려봤다.
“네가 뭘 알아?”
놀란 비서가 흠칫 몸을 떨더니 연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실언했습니다”
백지연은 염정훈이 자신에게 잘해주는 건 사랑해서가 아니라 책임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염화진의 죽음으로 염정훈이 완전히 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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