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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장

진아영은 의심 가득한 얼굴로 염정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도대체 무슨 속셈인 거예요?” 염정훈은 바로 말했다. “정희가 나를 떠나려 해.” “당신 같은 악귀는 나라도 멀리 도망갈 거예요.” “그래, 예전에 못된 짓을 많이 한 것은 인정할게. 그래서 지금은 정희에게 보상하고 정희를 보호하고 싶어. 소유하려는 게 아니야. 지금 밖에 힘센 사람이 정희를 노리고 있어.” “얼마나 힘이 센데요?” 염정훈은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지금까지 나조차도 정체를 알아내지 못했어. 끊임없이 킬러를 매수해 정희를 괴롭히고 있어. 2년 전, 정희가 출산하던 날 밤에도 백 명이 넘는 킬러를 출동시켰어. 정희도 하마터면 비 오는 그날 밤에 죽을 뻔했고.” 이 일을 서정희도 말 한 적은 있었지만 간단하게 언급해 진아영은 어떤 일인지 구체적으로 몰랐다. 염정훈을 통해 그날의 진실을 알게 된 진아영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연락이 끊긴 2년 동안 서정희가 이렇게 많은 위험을 겪었을 줄 몰랐다. “죽은 척했을 때 이미 짐작하고 있었어. 나도 많이 고민했어. 데려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런데 데려오면 과거를 반복하는 게 되더라고.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정희를 보호하고 묵묵히 기다렸어. 진아영, 맹세할게. 두 번 다시 정희를 다치게 하는 일은 없을 거야.” 염정훈은 애원하다시피 말하고 있었다. “도와달라고 하는 게 단지 내 욕심 때문이 아니야. 정희의 몸이 아직 완전히 나은 것도 아닌데 두 아이까지 데리고 있는 것은 위험해. 그러다가 혹시라도 위험한 일이 생기면 어떡해?” 진아영은 이렇게 비참한 모습의 염정훈을 처음 봤다. 4년 전, 염정훈을 처음 만났을 때는 도도하기 짝이 없었다. “너는 정희의 좋은 친구잖아. 정희의 안전부터 생각해 주면 안 될까? 사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정희를 바로 데려올 수 있어. 그런데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너에게 부탁하겠어?” 진정성이야말로 최고의 필살기이다. 염정훈은 위협적이지 않은 가장 간단하고 직접적인 방식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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