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2장

경호원은 고삐 풀린 말 마냥 달려와서 진아영의 손을 잽싸게 잡았다. “진 비서님, 저희를 곤란하게 만들지 마세요. 만약 진 비서님이 죽으면 대표님께 뭐라 말씀 드려요?” “난 도덕 같은 거 없는 사람이니까 그까짓 알량한 동정심으로 날 설득하려 하지 마. 내가 살아서 차연준을 이기지 못하면, 죽어서라도 차연준과 당신들 같은 나쁜 사람들 대상으로 제대로 복수할 거야.” 진아영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쳐났다. 전혀 죽기 직전의 사람 같지 않았다. “오늘 일부로 빨간색 옷을 입었어. 죽어서 귀신 되어서 당신들 찾아가려고. 네 놈은 밤에 함부로 깨지 마. 아니면 놀라서 숨이 끊길 줄 알아.” 경호원: “......” 분명 생사 이별의 장면인데,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진 비서님은 너무 웃겨. “웃고 싶으면 웃어.” “진 비서님 저 놀리지 마시고요. 저 진 비서님을 죽게 만들지 않을 거예요.” “내가 이 세상에서 어떤 게 사람의 힘으로 컨트롤이 안 되는 지 알려주지.” “죽음이요?” 진아영이 확고한 의지로 답했다. “아니, 주식.” 경호원: “진 비서님, 그런 썰렁개그는 재미 없어요.”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하나 둘 셋하면 놓는 거야.” “안 돼요.” “나한테 비자금이 좀 있는데, 손을 놓고 가서 찾아내. 그럼 절반은 별장, 고급차량 사고, 나머지는 근육질 남자 10명을 좀 태워줘. 저승길에 친구 좀 하게.” 경호원은 엄청 진지하게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그 요구는 들어줄 수 없어요. 만약 제가 진 비서님께 남자를 태워준 걸 알면, 대표님께서 저를 태워버릴 거예요.” “평소에 많이 먹어?” “그렇게 많이 먹는 편은 아니에요.” “그럼 태우라고 그래. 어차피 저세상에 가면 옆에서 날 도와줄 사람 한 명은 필요하니까. 우리 저승길에 친구나 하자. 그럼 외롭지도 않을 거잖아.” 뒤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사람들은 긴장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이때 전화가 울렸다. 그 전화 소리가 많은 사람들의 목숨줄을 지켰다. “진 비서님, 전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