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1장

제국빌딩 옥상. 꽈다당! 남자는 자신 앞에 놓여있던 물건을 쓸어버렸다. 그 남자의 앞에서 겁에 잔득 질린 비서가 보고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 손실 금액이 4조 원입니다.” 당시 크루즈 본체 원가와 호화로운 인테리어 비용까지 더해서 1조 원을 투입했고, 그 위의 무기, 의료기기, 화물, 골동품 등 고정자산까지 더하면 4조원에 가까웠다. “금전적인 손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고객 손실도 어마어마합니다.” “유진이는?” “배 위에서 조유진의 시체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아마 함께 데려간 모양입니다. 지금 고객들이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배상금액이 몇 천 억에 달합니다.” 남자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배상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마.” “배상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더 화날 텐데요.” “배상한다고 다시 배에 오를 거 같아?” 비서는 잠깐 침묵하더니 답했다. “아니요.” “배에 오른 사람들 대부분이 배에 오른 사실을 대놓고 발설하지 못할 사람들이야. 그런 사람들이 나한테 배상을 요구해?” “배상을 요구한 사람들 대부분이 암흑가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의 돈 자체가 깨끗하지 못할 텐데, 설령 우리가 배상하더라도 만족하지 않을 거야. 돈과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그런 사람들 달랠 필요 없어. 그렇게 되면 오히려 다음에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도 있어.” 비서는 문서를 닫으면서 말했다. “이번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는데, 어떻게 하실 건가요?” 남자 앞에는 여인의 사진이 놓여있었다. “모든 일의 시발점이 이 여자니, 이 여자에서 매듭을 지어야겠지?” ...... 서정희는 두꺼운 패딩을 입고 아이와 함께 거리를 누볐다. A시의 겨울은 늘 빨리 찾아왔다. 겨울 내내 절반의 시간은 눈이 내렸다. 하늘에서 흩날리는 눈꽃은 예쁘기도 하고 낭만의 분위기도 조성했다. 민경은 두꺼운 목도리까지 하고 손을 내밀어 눈꽃을 받았다. “엄마. 눈이 너무 예뻐요.” 서정희는 부드러운 눈길로 민경을 내려다봤다. 민경의 뒤에는 집집마다 불이 환했다. 아이의 순결한 웃음과 함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