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0장
진상정의 얼굴에 웃음기가 순간 사라졌다.
“대표님, 그놈이 복수할까 봐 걱정하시는 겁니까?”
“정희의 신분을 통해 내가 누군지 짐작했을 거야. 놈의 파이를 건드렸으니,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거야. 내 약점을 알았으니, 가만히 있지 않겠지.”
“대표님의 약점은 사모님일 거고, 그럼 그놈이 사모님을 건드릴 거라는 겁니까?”
염정훈의 표정이 엄숙해졌다.
“결혼 사실을 숨긴 것도 나중에 내 신분이 폭로되면 정희한테 불리할까 봐 그런 거였는데, 결국은 정희를 놈들 앞에 노출하게 됐군. 지금 정희에게는 수면 위에 드러나지 않은 적 외에 내 신분이 가장 큰 위협일 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염정훈은 뒷짐을 지고 벼랑 끝으로 다가가서 파도가 암초에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있었다.
그러더니 어느새 눈빛에 확고한 의지가 드러났다.
“정희가 내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건 내가 너무 약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난 계속해서 위로 올라가서 눈앞에 있는 모든 장애물들을 치울 거다. 그럼 누구도 정희를 다치지 못하겠지 .”
멀리에서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그들이 이번에 걷어온 현금만 해도 몇 천 억에 달했다. 몇 십억에 달하는 현금 축제가 얼마나 기쁜지 만끽해보지 못한 사람은 그 느낌을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섬에 마치 화폐 비가 내린 듯했다.
늘씬한 그림자가 염정훈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왔다. 진영과 진상정은 그 사람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건네고는 물러갔다.
염정훈이 몸을 돌리자, 겸손하면서도 품위가 남다른 차연준의 모습이 시선에 들어왔다.
“몇 천 억에 달하는 현금을 나한테 준다고?”
그의 얼굴에서 고귀함과 온화함이 묻어났다.
단추가 두 개쯤 풀려 있어서 뭔가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느낌도 섞여 있었다.
“우리 사이에 이까짓 돈이 다 뭐야. 내 전화 한 통에 네가 바로 와주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진짜 딱히 방도가 없었어. 그런데 이번 일도 네 사람들 얼굴이 노출됐는데 괜찮아?”
“문제가 있을 리가 없지. 내 습관 알잖아. 워낙 한 곳에서 한 건 마치면 지역을 바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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