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4장

망망한 바다와 멀리 떨어진 육지의 어느 한 빌딩 펜트하우스에서 한 남자가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김 매니저가 전전긍긍하며 전화로 헬기가 나타났다고 얘기할 때까지만 해도 그는 기쁨에 도취해 있었다. 드디어 염정훈 이 새끼의 꼬투리를 잡았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염정훈도 어떻게 발뺌할 수 없을 것이다. “마음껏 소란 피우라고 해. 일 크게 벌일수록 더 좋고.” 김 매니저는 사장님이 취한 게 아닌지 의심됐다. 어떻게 이런 말을 뱉을 수 있지? 배 한 척으로 염정훈의 빌미를 잡을 수 있다면 그건 너무 쉽게 먹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염정훈이 개인 용병단을 불렀다는 사실을 안 남자는 얼굴이 바로 변했다. 염정훈이 자기 사람을 쓰지 않았다니! 이렇게 되면 배 위의 사람이 염정훈이란 것을 밝힐 수 없었다. “얼른. 빨리 막아.” “너무 늦었어요. 사장님, 그들이… 아!” 전화가 끊겼다. 남자는 화가 나서 CCTV 화면을 켰다. 하지만 1번 화면부터 하나 둘 화면이 꺼졌다. 모든 CCTV 위치가 그들에게 발각되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염정훈이 며칠 전부터 배에 올라탔을 때부터 찾아 둔 것이었다. 남자는 이제야 깨달았다. 염정훈을 잡으려고 덫을 두었지만 동시에 본인도 그의 사냥감이 되었단 것을. 이번 판은 자신의 완패였다. 마지막 CCTV는 진상정이 깼다. 그는 발로 차기 전에 카메라를 대고 중지를 날리기까지 했다. 명백히 카메라 뒤의 남자를 비웃은 것이다. 그 뒤로 바로 날아온 발차기에 ‘퍽’하는 소리와 함께 카메라가 부서졌다. CCTV 화면도 깜깜해졌다. 배 위에는 이미 광란의 파티가 시작되었고 남자는 손을 쓸 수도 없었다. 뒤통수를 맞았다. 염정훈 이 새끼가 감히 나를 갖고 놀아? 남자는 화가 나서 레고 탑을 땅에 힘껏 던졌다. 수만 개의 조각으로 만들어진 탑이 와르르 무너졌다. 빨간 와인이 그 위로 뿌려졌다. 마치 그의 실패를 비웃는 듯했다. 염정훈과 오랫동안 상대하면서 암암리에 여러 번 싸워왔지만 이번만큼 비참하게 진 적은 없었다. 그때 염정훈이 직접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