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3장

문을 걷어찬 사람은 바로 하위현이었다. 서정희와 민경 앞에서의 무던함은 없었다. 얼굴 위의 가면마저 포악한 것으로 바뀌었다. 하위현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늠름한 자태를 뽐냈다. “빙고. 너흴 노린 거 맞아.” 조유진이 화를 냈다. “당신 누구야. 여기가 어딘 줄 알고 감히 건방지게 굴어?” 말을 하는 동시에 사이렌을 울렸다. 배 위에 있던 경호원들이 사이렌을 듣고 무기를 들고 달려왔다. 조유진은 사건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 “이 배에서 감히 나랑 맞선 사람들의 결과가 어떤지 알아? 잘게 다져져서 물고기 밥이 되는 거야.” 이때 헬기에 있던 사람들이 줄을 타고 갑판 위로 내려왔다. 사람마다 방탄복을 입고 방탄 헬멧을 쓰고 무기를 들고 있었다. 조유진은 압박감을 느꼈다. 배 위의 보디가드는 대부분 손에 피를 묻힌 채 도망 다니는 사람들이었다. 목숨을 걸고 싸워야 일반인을 이길 수 있었다.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은 용병단과는 싸움이 되지 않았다. 배 위에 총소리와 비명소리, 싸움 소리가 뒤엉켰다. 조유진이 도망가려 했다. 하위현은 벌써 사람을 시켜 모든 문을 막아 놓았고 창문 밖에도 사람을 세워두었다. “조유진 씨.” 하위현이 문 앞을 막아섰다. “당신 뭐 하려고? 여기가 어딘 줄 알고!” 하위현이 냉소를 머금었다. “그런 건 딱히 중요하지 않고. 시작해.” 늑대가 양떼를 덮치는 순간이었다. 게임은 시작됐다. 성매매가 진행되고 있는 방문을 하나 둘 걷어찼다. “다들 손 들어! 손 머리 뒤로 하고 구석으로 가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사람들은 그저 시키는 대로 움직이다가 지금 바다 위에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배 위에는 경찰이 있을 리 없었다. 다시 보니 눈앞의 사람들은 경찰 제복이 아닌 군복을 입고 있었다. “당신을 누구야?” 배불뚝이 아저씨 한 명이 따졌다. “누가 시켜서 왔는데?” 누구도 대답하지 않고 카메라로 사진만 찍었다. 진상정 같은 변태도 있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방에 쳐들어가 시계를 보며 비아냥거렸다. “어이, 형씨. 안 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