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8장

시간은 하루하루 지났고 임성훈은 사흘이나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물론이고 서정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하위현을 가로막으며 물었다. “성훈 씨의 상태는 어때요?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도 낫지 않은 거예요?” “많이 좋아졌어요. 성훈이 형은 혹시라도 바이러스를 정희 씨에게 옮길까 봐 아직 방에 있는 거예요.” 서정희는 그가 일부러 자기를 피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병 때문에 앓아누운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동안 자기에게 성심성의를 다한 임성훈을 봐서라도 한 번쯤은 가봐야 안심이 될 것 같았다. 여기까지 생각한 서정희가 입을 열었다. “내가 한 번 보러 갈게요. 지금 어디에 있는데요?” “아니에요. 성훈이 형은 정희 씨가 오는 것을 원하지 않을 거예요.” “그저 딱 한 번 상태가 어떤지만 보고 올게요. 어느 방에 있는데요?” 하위현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게...” “말하지 않으면 오늘 여기서 나갈 생각하지 마세요.” 하위현은 머리를 긁적였다. “정희 씨, 저는 성훈이 형 대신 음식을 배달하러 온 거예요. 저를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 “그 사람만 만나게 해 주면 된다니까요? 이게 난처할 일이에요?” “알겠어요. 그럼 내가 돌아가서 성훈이 형에게 얘기해 볼게요.” 서정희는 그제야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좋은 소식 기다릴게요.” 하위현은 다시 염정훈의 옆에 돌아왔다. 열은 내렸지만 몸이 완쾌되지 않은 염정훈은 원기를 많이 다쳐 한동안 몸조리가 필요해 보였다. 사실 염정훈이 그녀를 만나지 않는 이유는 아픈 것 외에도 서정희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보러 오려 한다는 말을 들은 염정훈은 미리 준비를 마쳤다. 하위현이 저녁 배달을 갖고 오자 서정희는 아이를 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러고는 방 번호를 받아 염정훈의 방으로 향했다. 서정희는 배에 오른 후 처음으로 방에서 나왔다. 긴 복도에 바닷바람이 그대로 불어 들어 쌀쌀한 기운이 느껴졌다. 큰 파도가 선체에 부딪히며 배가 흔들릴 때도 있었다. 방 번호를 훑어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