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7장

하위현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염정훈은 확실히 앓아누워 있었다. 하루 종일 열이 나는 바람에 꼼짝달싹 못 하고 침대에서 겨우 숨을 쉬고 있었다. 진상정은 간병인처럼 침대 옆에서 사과를 깎으며 수다를 떨었다. “대표님, 지금 이 꼴 좀 보세요.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거예요? 반년 동안 실체를 숨기고 사모님의 뒤를 따라다녀봤자 결국엔 손도 잡지 못했잖아요.” 진영은 그를 노려보며 한마디 했다. “그만 좀 해. 대표님이 그러고 싶어서 그런 줄 알아?” 그는 염정훈에게 뜨거운 물 한 잔을 가져다주며 말했다. “대표님, 물을 많이 마시면 빨리 나을 거예요.” 염정훈의 얼굴은 한없이 창백했고 입술은 딱딱하게 말라붙어 초췌하기 그지없었다. 물 한잔을 마신 후 침대 옆에 기댄 염정훈은 한 손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머리가 아직도 윙윙거렸지만 처음으로 꺼낸 말은 역시 서정희였다. “정희는 어때?” “하위현이 여자처럼 아주 세심하게 보살피고 있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모님의 취향을 달달 외웠으니 제대로 배달했을 겁니다...” 이때 옆에서 우물쭈물하는 진상정이 염정훈의 눈에 띄었다. “말해.” “사모님이 대표님 상태를 계속 물어보셔서 위현이도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말씀드렸어요.” “뭐래?” “사모님이 보러 오려고 했는데 위현이가 거절했습니다.” 염정훈의 눈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응.” “대표님, 몸조리 잘하세요. 요 몇 년 동안 사모님과 이런저런 일을 겪은 후 몸이 많이 안 좋아지신 것 같아요. 몸의 원기가 많이 상했어요. 고작 하룻밤을 얼음물에 몸을 담근 거로 이렇게 열이 펄펄 나니깐요. 예전의 대표님이라면 절대 이러지 않았을 텐데.” 진영도 말을 이었다. “비록 상정이가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긴 하지만 방금 한 말은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에요. 대표님의 몸이 예전 같지 않아요. 밤을 많이 지새우면서 몸도 많이 상한 것 같아요. 대표님이 건강하지 않으면 누가 사모님을 지켜주겠어요. 사모님을 죽이려던 그 배후도 아직 찾지 못했잖아요.” 염정훈은 두 사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