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2장
서정희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염정훈의 귓전에 울렸다. 그는 뭐라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렇지. 정희에게 그렇게 큰 상처를 입히고, 그녀가 자신과 재결합하기를 바라는 건 도둑놈 심리지.
염정훈이 아무 말도 없자 서정희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미안해요. 제가 실례했죠.”
“아니요. 정희 씨 남편 같은 분은 백 번 죽었다 살아나도 정희 씨의 용서를 받을 자격이 없어요.”
“저는 그저 우리 두 사람이 이생에 다시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염정훈은 자신의 정서를 가다듬고 말했다.
“알았어요. A시를 들어갈 때 정희 씨 남편에게 들키면 안 되는 거죠?”
“네. 그래서 밀입국하려는 거예요. 해적을 만난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어요. 만약 이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해요.”
“정희 씨, 걱정 말아요. 이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잖아도 서정희는 임성훈에게 무슨 좋은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려 했다. 그런데 임성훈이 먼저 제안을 건넸다.
“성훈 씨, 정말 가능하겠어요?”
“여러 나라를 들쑤시고 다니면서 가끔은 불법 행위를 저지를 수밖에 없을 때가 있어요.”
염정훈은 진지하게 답했다.
“정희 씨, 저를 영원히 믿어도 돼요.”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서정희는 염정훈의 눈빛에서 진지함을 보아낼 수 있었다.
염정훈이 착용한 렌즈는 그의 눈동자 색깔을 바꿔버렸다. 서정희가 본 임성훈의 눈동자는 노란색이었다.
그 눈동자를 보면서 그녀는 왠지 수상한 느낌이 들었다.
염정훈은 갑자기 무릎 한쪽을 꿇더니 손을 들어 그녀의 손을 살짝 들었다. 다만 무례함인 것이 아니라 정중함과 숙연함이 드러난 기사의 젠틀함이었다.
“저는 영원히 정희 씨를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
그건 마치 서약과도 같은 발언이었다. 이건 주인과 아랫사람의 관계를 뛰어넘었다.
서정희는 갑자기 멍해지면서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었다. 그녀는 상대방이 이런 반응을 보일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건 무슨 의미지?
서정희가 말의 의미를 짐작하기도 전에 염정훈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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