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1장

서정희는 시간을 계산해봤다. 그녀와 임성훈은 이미 알고 지낸 지 6개월이 됐다. 맨 처음에 경계심 가득하던 데로부터 지금음 임성훈이 전업주부 마냥 자신의 아이를 돌보기까지, 서정희는 이미 임성훈에 대한 경계심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저......” 그녀는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정희 씨, 괜찮아요. 저 입이 무거운 사람이에요. 다른 사람한테 절대 말하는 일이 없을 거예요.” 서정희는 아이를 한 번 보더니 말했다. “그럼 조금 있다가 말해줄게요.” “알겠어요.” 염정훈은 애가 잠들 때까지 화원에 앉아서 기다렸다. “정희 씨.” “앉아요. 우리 앉아서 얘기 나눠요.” “알았어요.” 염정훈은 서정희를 위해 과일주스를 준비했다. 두 사람은 바라솔 밑에 앉았다. 바닷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왔다. 서정희는 주스를 한 입 마셨다. 새콤달콤한 맛이었다. “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저의 영광이죠.” 서정희는 주스 잔을 내려놓더니 망망한 바다를 내다보면서 얘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는 당시 발생했던 해난에서 시작해요......” 염정훈은 처음으로 서정희의 시선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들여다봤다. 자신이 그녀를 구해준 순간부터 그녀의 마음속에는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 뒤에 자신이 그녀에게 했던 못된 짓들에 대해서 그녀는 일일이 얘기하지 않았다. 그저 한 마디로 간략하게 말하고 넘어갔다. 다 듣고 나서 염정훈은 오랫동안 침묵에 빠졌다. 분명 자신이 겪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서정희의 입으로 지나간 과거를 들추어 보니, 그녀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 같았다. 이 순간 그는 자신의 뺨을 후려갈기고 싶을 만큼 자신이 미웠다. “그 사람과 이미 이혼했지만, 저의 전남편은 집념이 강한 사람이에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은 끝까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만약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면 저와 아이를 감금시킬 거예요.” 서정희는 감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염정훈은 거듭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정희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