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9장

이대로 죽는 건가? 옆에 안전요원도 없었기에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누구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임성훈이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한 손으로 아이를 들고, 한 손으로 서정희의 허리를 둘러쌌다. 그는 우선 아이를 지면에 올려놓고, 고개를 돌려 서정희에게 물었다. “정희 씨, 괜찮아요?” “발, 발에 쥐가 나요.” “알았어요. 저를 꽉 안으세요.” 서정희는 남녀를 따질 때가 아니었다. 그녀는 쥐가 풀릴 때까지 염정훈의 목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염정훈도 아이가 아무 일 없는 것을 확인했으니, 조용히 서정희가 나을 때까지 기다렸다. 십 여초가 지나자 종아리의 경련이 차츰 풀렸다. 그제야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자신이 임성훈과 밀접한 접촉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금 전에 다리가 경련을 심하게 일으켜 저도 모르게 남자한테 안겼다. 그런데 더 난감했던 건,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안고 있어서 서정희의 가슴이 임성훈의 가슴과 맞붙어 있었다. 남자는 서정희가 떨어질까 봐 한 손으로 다리를 잡고, 한 손으로 허리를 꽉 잡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염정훈의 뜨거운 온기가 그대로 서정희에게 전해졌다. 두 사람의 스킨십을 봐서는 누가 봐도 남녀 사이의 애틋한 행위였다. 그걸 깨닫는 순간 서정희는 손의 힘을 풀었다. 그런데 그녀는 두 사람이 물에 있다는 사실을 까먹었던 터라 다시 물에 빠지게 되었다. 염정훈은 한숨을 쉬더니 다시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다행이 물이 깊지 않아서 그는 이내 그녀의 허리를 잡고 수면 위로 올라왔다. 서정희는 아무런 거부감 없이 남자의 몸에 찰싹 붙어 있었다. 위험을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였으니까. 남자는 위에 얇은 셔츠를 입고 있었고, 서정희가 팔을 벌려 그의 허리를 감싸는 순간 탄탄한 근육이 느껴졌다. 지난번에 바다에서 자신을 구할 때에도 몸매가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더욱 밀접한 접촉을 하다 보니 탄탄한 근육질이 더 잘 느껴졌다. 자세가 난감하기는 하나, 그녀는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염정훈이 자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