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6장

서정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가 유일하게 내려놓지 못하는 건 해경이었다. 그 애 옆에 지한이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급하게 도망쳤고, 비도 크게 내려서 행여나 사고가 났을까 봐 걱정됐다. 다만 아무리 걱정하더라도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A시에 돌아가더라도 단시일 내에는 지한을 연락할 수 없을 것이다. “알았어요. 그럼 여기에서 잠깐 지내요.” 애가 지금 그녀의 손에 있으니, 지한은 어떻게 해서나 그녀에게 연락을 할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자신의 건강이었다. 민경은 착한 아이였다. 고생도 마다하지 않고, 편식도 하지 않았다. 그 연령대에 있어야 할 억지도 고집도 없었다. 서정희는 매일 아이와 함께 있어서 즐거웠지만 마음이 아팠다. 너무 어른스러운 아이는 그만큼 고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런 고통도 겪지 않고 단시간 내에 성장하는 사람은 없다. 역풍을 거슬렀던 아이는 지나치게 어른스러워진다. 다만 지한에 대해서는 추호의 원망도 없었다. 자신의 아이들을 구해준 것만으로도, 혼자서 두 아이를 여기까지 키워준 것만으로 서정희에 있어서는 비할 바 없는 큰 은혜였다. 그저 그녀는 두 아이가 어려서 부모님 없이 고생한 것에 대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을 뿐이었다. 앞으로 그녀는 더 힘써 아이를 돌볼 것이다. “엄마.” 어린아이는 서정희를 멍하니 쳐다보더니 손을 그녀의 눈앞에 가져다가 흔들었다. 서정희는 그제야 만감이 교차하는 정서 가운데서 빠져나왔다. “그래. 엄마 여기 있어.” 그녀는 민경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활짝 웃었다. “배고파?” 민경은 우선 서정희의 표정을 살폈다. 그리고는 자신이 진짜 배고픈지 확인하는 것 같았다. 아이는 타인에게 폐를 끼치기 싫었다. “민경아, 먹고 싶으면 먹는 거야. 다른 거 생각할 필요가 없어. 배고프거나 목마르거나 춥거나 더우면 엄마한테 말하면 돼. 앞으로는 혼자가 아니야. 엄마가 항상 네 옆에 있을 거야.” 민경은 서정희가 말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 가는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