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5장

자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불행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아이를 안고 있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어렵게 찾은 아이들을 이번에는 그 어떤 일이 생길지라도 서정희는 잘 보호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이들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그나마 안심되었다. 지금부터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몸을 잘 추스르고 비밀리에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다. 범인이 하루라도 잡히지 않으면 그녀는 꽁꽁 숨어있어야 했다. 그녀가 얼굴을 드러내면 두 아이들도 위험해졌다. 하지만 잘못을 한 건 그녀가 아닌데 왜 숨어있어야 하지? 아무 죄도 짓지 않았는데 왜 두 아이들까지 숨어 지내게 해야 하지? 왜 도둑고양이처럼 지내야 하지? 죽어야 할 것은 분명 그 원흉이었다. 그 사람 때문에 가정도 파탄 나고 가족도 잃고 아이와도 떨어져 살며 모든 것을 잃었다. 차안심의 억울한 죽음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 사람을 반드시 찾아내 자신이 받았던 고통의 천 배 만 배를 돌려줄 것이라 맹세했다. 염정훈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미안해요. 제가 선 넘었어요.” 서정희도 차갑게 내뿜던 한기를 거두었다. “성훈 씨 문제가 아니라 제 문제예요.” 그녀는 설명을 더 하고 싶지 않았다. 친하게 지내지 않아야 나중에 헤어질 때 덜 슬플 것이다. 끊어낼 수 없는 것은 혈육 간의 정이었다. 서정희가 나직하게 물었다. “엄마랑 같이 밥 먹어줄 수 있어?” “그럼요.” 민경이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서정희가 손을 내밀었다. 민경이 그 위에 작은 손을 다소곳이 올려놓았다. 정희는 지금 이 순간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조심스레 아이의 손을 감쌌다. 너무 작고 부드러워 정희는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갈까 무서웠다. 수많은 밤낮을 기다려 마침내 아이를 찾았다. 서정희의 걸음걸이가 느리자 염정훈이 앞으로 나아갔다. “정희 씨, 제가 부출해 드릴게요. 넘어질까 걱정돼요.” 여전히 머리가 어지러웠던 정희는 거절하지 않았다. “그럼 실례 할게요.” “실례는요.” 염정훈이 그녀의 팔을 부축하며 지팡이 역할을 했다. 모든 신경이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