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4장

비록 민경이 서정희를 본 적은 없지만 핏줄은 어떻게 막을 수 가 없는 것이었다. 지한이 정희의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사진 속의 따뜻하게 웃는 여자는 머리카락도 있었다. 앙상하게 뼈만 남은 초췌한 지금의 모습과는 달랐다. 하지만 민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희가 엄마라는 것을 알아챘다. 서정희의 반응은 염정훈과 같았다. 아이를 꼭 끌어안고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재회의 기쁨이었다. 아이를 안고 있으니 그때 두 아이를 낳을 때 겪었던 일을 떠올리게 했다. 다시는 아이들을 못 볼 줄 알았는데 지금 눈앞에 이렇게 말랑말랑한 아이가 서있으니 어찌 감동받지 않을 수 있는가. 민경은 더욱 이상해졌다. 며칠 전에 잘생긴 아저씨도 펑펑 울더니 왜 엄마도 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민경이 다정하게 눈물을 닦아주면서 호호 불었다. “울지 마. 울지 마.” 민경이 다칠 때마다 지한이 이렇게 호호 불어주면 울음을 멈추었다. 서정희가 손을 들어 눈가의 눈물을 닦아내고는 조심스레 민경의 볼을 감쌌다. 염정훈과 똑닮은 얼굴이었지만 여전히 사랑스러웠다. “민경이라고?”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민경이에요.” 지한은 오빠인 해경이 뜨거운 태양처럼 아름답게 빛나고 동생인 민경은 밝은 달처럼 맑고 고결하기를 바랐다. 그쳤던 눈물이 다시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바닥에 주저앉은 서정희는 떨리는 손끝으로 민경의 눈썹언저리를 쓰다듬었다. 입술 끝이 파르르 떨려왔다. “그래. 좋네. 너무 예쁜 이름이네.” 민경은 왜 좋다고 하면서 엄마가 계속 우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민경이 손을 뻗어 솜털같은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한 정희의 머리를 만졌다. “머리.” 서정희는 서둘러 눈물을 닦아냈다. “엄마가 아파서 머리카락이 다 빠진 거야. 나중에 곧 다시 자랄 거야.” 그녀는 아이를 다시 품에 안았다. “우리 앞으로는 절대 헤어지지 말자. 응?” 민경이 한마디 덧붙였다. “오빠.” “응. 엄마가 오빠 꼭 찾아낼 테니까 우리 가족 꼭 함께 하자.” 그 말을 듣고서야 민경은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민경은 그날 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