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1장
바로 그때 ‘똑똑’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조용한 소리에 염정훈은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염정훈은 서둘러 정희에게서 몸을 떼어냈다. 이게 지금 무슨 짓인가! 정희가 잠든 사이에 이런 짓을 하다니.
만약 정희가 때마침 눈을 뜬다면 어떻게라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염정훈은 빠른 발걸음으로 문 앞까지 걸어가 긴장한 표정으로 문을 열었다. “왜?”
진상정이 눈을 비볐다. 잘못 봤나? 어째 얼굴이 붉어진 것 같은데?
“그… 의사 선생님이 해열제 갖다 드리라고 해서요. 사모님 약 드셔도 된대요.”
“응.” 약을 건네 받은 염정훈이 물었다. “사람은, 찾았고?”
“밤바다라 파도가 너무 세서 드론도 조종할 수 없는 상태여서 아직 못 찾았어요. 근데 걱정 붙들어 매세요. 작은 도련님 데리고 얼마 못 갔을 거예요.”
“그래. 소식 있으면 제일 먼저 나한테 알리고.”
“네.”
염정훈이 문을 닫고는 다시 서정희 곁으로 돌아왔다. 서정희는 여전히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이마에 손을 얹어보니 아직도 열이 펄펄 끓고 있었다.
염정훈은 난처한 듯 손안에 든 해열제를 보았다. 잠에 빠진 사람을 어떻게 약을 먹이란 거지?
한참을 생각해도 더 좋은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약을 잘게 부숴 조심스레 서정희의 입에 물려주었다.
처음에는 반항을 하더니 점차 약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약을 다 삼킨 것을 보고서야 염정훈은 한숨을 돌렸다. 이불을 잘 덮어주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
지금 그와 그녀의 관계로는 서로 만나지 않는 편이 좋았다.
그는 다른 방으로 들어가 포대기 속의 작은 여자 아이를 보았다.
염정한의 얼굴에 익숙해진 염정훈은 정한과 똑같이 생긴 얼굴이 여자 아이로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느꼈다.
손끝이 부드럽게 작고 말랑한 얼굴을 쓰다듬었다. 염정훈은 손에 힘이 들어가 아이를 아프게 할 세라 조심했다.
너무나도 작은 아이는 깃털 같았다.
작은 브러쉬 같은 속눈썹이 가늘게 떨려왔다. 염정훈이 자리를 떠나기도 전에 그 맑은 두 눈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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